[이코노믹데일리] "의도치 않은 구성 변경(unintended configuration change)".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해명은 간결했지만 그 결과는 전 세계 기업과 사용자를 패닉에 빠뜨렸다.
MS의 핵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와 수억 명이 사용하는 업무용 솔루션 '오피스 365'가 29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인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불과 일주일 전 경쟁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대규모 장애로 홍역을 치른 직후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신경망을 장악한 소수 빅테크의 '클라우드 과점' 체제가 가진 구조적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추적 사이트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장애는 미 동부시간 기준 29일 오전 11시 이후부터 보고되기 시작해 낮 12시경 정점을 찍었다. 이 시각 애저의 장애 신고는 2만 건을 넘어섰고 팀즈(Teams)와 아웃룩(Outlook) 등이 포함된 365 서비스 역시 1만여 건의 장애가 보고되며 사실상 전 세계적인 '업무 마비' 사태를 초래했다.
MS는 장애 발생 초기, 서비스 상태 공지 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애저 포털 접속 문제와 관련해 고객들이 접근에 문제를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조사 중"이라며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이후 업데이트된 공지에서 MS는 외부의 사이버 공격이 아닌 명백한 내부 과실임을 시인했다.
애저 측은 "자사 인프라에 발생한 '의도치 않은 구성 변경'이 문제 유발 요인으로 의심된다"며 "현재 애저 프론트 도어(AFD) 서비스에 대한 모든 변경을 차단하는 동시에 마지막으로 확인된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조치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의도치 않은 구성 변경'은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인적 오류(Human Error)' 혹은 자동화 스크립트의 결함을 의미하는 완곡한 표현이다. 결국 정교한 해킹이 아닌 내부 엔지니어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된 코드 한 줄이 전 세계 디지털 인프라를 멈춰 세운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복잡성과 상호의존성이 임계점을 넘어섰으며 사소한 실수 하나가 연쇄적인 '서비스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사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불과 일주일 전인 2025년 10월 22일, 세계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AWS 역시 유사한 네트워크 문제로 대규모 장애를 일으켰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의 2025년 3분기 자료에 따르면 AWS(약 31%)와 MS 애저(약 25%) 단 두 기업이 전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잇따른 장애는 소수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디지털 경제 전체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현실로 만들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는 반복됐다. 2021년 3월에는 Azure Active Directory(AAD) 문제로 MS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됐고 같은 해 12월에는 AWS 장애로 쿠팡, 배달의민족 등 국내 주요 서비스들까지 멈춰 서는 대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일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복수의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Multi-Cloud)'나 핵심 시스템은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 전략이 위험 분산을 위한 필수적인 대안으로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한편 반복되는 빅테크의 서비스 장애는 이제 '만약'의 문제가 아닌 '언제'의 문제가 됐다. 비용 효율성과 편의성이라는 클라우드의 장밋빛 약속 뒤에 숨겨진 '셧다운' 리스크에 대한 기업들의 냉정한 평가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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