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포스코 이어 대우도 계약 직전 '챔피언스시티' 시공 포기…광주 최대 개발사업 난항

차유민 기자 2025-10-01 11:35:21
공공기여금 납부·더현대 착공도 지연 불가피
광주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철거 후 모습. [사진=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피에프브이]

[이코노믹데일리] 광주 북구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에서 추진 중인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사업이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대우건설마저 시공을 포기하면서 사업 일정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일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피에프브이(챔피언스시티개발사)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주택 개발 시공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대우건설은 포스코이앤씨 철회 이후 단독 시공 의지를 보여왔지만 2단지(3216세대) 도급 계약을 하루 앞두고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내부 심의 끝에 단독 시공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공사비 조율 과정에서도 조건이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사업은 총 4315세대, 공사비만 1조2000억원 규모로 단독 시공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상 시공사는 금융기관에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방 분양 시장 침체 속에 대형 건설사조차 리스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규모 지방 주택사업을 단독으로 떠안는 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도 지난 9월 도급 계약 조건 불일치를 이유로 철회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연이은 근로자 사망사고와 광주시와의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갈등 등 대외 리스크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시행사 측은 시공사 재선정에 자신감을 보인다. 지난 4월 공개입찰 당시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던 만큼 입지가 뛰어난 사업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업계도 완판 시점이 늦춰지더라도 미분양 위험은 낮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착공 일정 지연이다. 최소 2~3개월 이상 공사가 늦어지면서 광주시에 약속한 5900억원 규모 공공기여금 납부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시행사는 아파트 분양 수익으로 현금 3000억원, 현물 2900억원을 순차 납부하기로 했지만 시공사 공백 상황에서는 이행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주상복합 건립 수익으로 추진되는 랜드마크타워(특급호텔), 역사공원 등 복합 문화시설 건립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분양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전체 사업이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일정 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부지 내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광주’ 착공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연내 착공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더현대 광주는 2027년 말 준공, 2028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챔피언스시티 개발사 관계자는 “현재 1군 건설사 3~4곳과 구체적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초까지 새로운 시공사 선정과 분양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기여 이행과 전체 개발 일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