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말로만 들었는데 막상 타보니까 신기하다"
완전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타고나니 든 생각이다. 길고 긴 여름이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 셔틀 '청계A01' 버스가 23일 오후 1시 서울 청계천 거리를 달렸다.
청계A01 버스는 국내 자율주행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국내기술로 개발한 'ROii'다. 버스는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는 방식으로 안전요원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패드를 손에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버스에는 교통카드를 인식하는 단말기와 외부 상황을 보여주는 패널이 버스 실내 앞·뒤의 상단에 달려 있었다.
버스는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청계5가(광장시장)을 거쳐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오는 노선으로 기자가 탑승했을때는 총 59분이 소요됐다. 해당 차량에는 안전요원을 제외하고 최대 8명의 승객이 탑승 할 수 있었고 최대 40km/h의 속력으로 달릴 수 있었다.
자율주행 버스는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고 능숙한 운전 실력을 선보였다. 버스 정거장 앞에 부드럽게 정차하고 청계천의 좁은 도로도 사고 없이 달렸으며 갑작스럽게 도로 위로 들어오는 행인에 대해서도 빠른 반응을 보여줬다.
다만 아직 첫 도입 단계인 만큼 도로교통 융통성 측면에서는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 주행 중이던 2차선 일방통행 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이 우측 직진 도로를 막자 차량이 멈춰 움직이지 않았다. 따라서 수동운전으로 전환해 해당 구간을 빠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기존 버스에 비해서도 급정거가 더 잦았다.
또한 갓길에 주차한 차량이 도로에 걸쳐 있을 때 수동 운전으로는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나 주황색 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으로 인해 지나가지 못한 상황도 연출됐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관계자는 "자율주행 셔틀은 잘 멈추지만 다른 차량들이 멈추지 않아"라며 자율주행 기술은 진보했으나 도로 사정에 대해 답답함을 표현했다.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탑승자 A씨는 "청계천 도로는 굉장히 어려운 도로"라며 "이 도로에서 성공한다면 한국 어디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