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2.9% 증액된 23조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정부 전체 인공지능(AI) 예산의 절반가량을 집행하며 ‘AI 대전환’을 주도하고 ‘넥스트 전략기술’과 ‘기초연구 생태계 복원’에 집중 투자해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경제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단연 ‘AI’다. 과기정통부는 정부 전체 AI 예산 10조10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5조1000억원을 집행한다. 이 중 ‘AI 대전환’ 분야에만 올해보다 1조원 늘어난 4조5000억원을 쏟아붓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AI 인프라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까지 첨단 GPU를 총 3만7000장(H100 기준)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당초 2030년까지 5만장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대폭 앞당긴 것으로, 치열한 글로벌 AI 인프라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확보된 GPU는 재추진되는 국가AI컴퓨팅센터 등을 통해 산업계와 학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AI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기술 개발(608억원), 피지컬 AI 선도 기술 개발(신규 150억원), 최고급 신진 연구자를 지원하는 AI 스타 펠로우십(340억원) 등 AI 기술력과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도 대폭 강화된다.
또한 최근 SK텔레콤 해킹 사건 등으로 경각심이 높아진 사이버 안보 강화를 위해 정보보호 예산을 8.1% 증액한 3300억원으로 편성하고 전 국민 AI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AI 디지털 배움터도 대폭 확대한다.
과기정통부는 정부 R&D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1조8000억원을 집행한다. 이는 올해보다 21.6%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R&D 예산 삭감으로 위축됐던 연구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기초연구 생태계 복원’에 방점이 찍혔다. 기초연구사업 예산을 17.2% 증액한 2조7400억원으로 편성하고 신규 과제 수를 올해의 두 배인 7000여개로 늘렸다. 지난해 폐지되며 연구 현장의 큰 반발을 샀던 ‘기본연구’ 사업을 복원해 2000개의 신규 과제를 지원하고 해외 우수 인재의 국내 복귀를 돕는 ‘세종과학펠로우십 복귀 트랙’도 신설한다.
‘NEXT 전략기술’ 확보에도 5조9300억원을 투입한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초격차 기술 분야는 물론 첨단바이오·양자 등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안정적인 연구를 위해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기관 고유 임무 중심의 대형 과제를 지원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예산안은 AI와 과학기술을 혁신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아 혁신경제로 도약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며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성과를 조속히 보여드릴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핵심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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