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미 관세 15% 확정에도 코스피 이틀 연속 하락...세재개편 실망감도 영향

방예준 기자 2025-08-03 13:59:36
관세 협상 기대감 선반영·국내외 시장 환경 등 하방압력 작용 관세 협상은 리스크 완화..."증시 상승 위해 펀더멘탈 개선해야"
지난 1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3.88% 하락한 3119.41로 마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한미 관세 협상이 지난달 31일 타결됐지만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관세 협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데다 미국 기준금리 동결, 정부의 세제 개편 발표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에 부담을 줬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코스피 종가는 3119.41로 전 거래일(3245.44)보다 3.88% 하락했다. 관세 협상 전날인 지난달 30일(3254.47)과 비교하면 4.15% 내렸다.

 

하락세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주도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외국인은 3075억원, 기관은 1조777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1일 3450억원 순매수했으나 다음 날 6524억원 순매도로 급격히 돌아섰다.
 

이번 협상에서 한미 양국은 상호 관세율을 유럽연합(EU)·일본과 같은 15%로 확정했다. 당초 예고된 25%보다 10%포인트 낮췄다. 이미 품목별 관세가 적용 중인 자동차의 경우도 15%로 인하됐다.
 

관세 조정을 위해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 규모 투자 △1000억달러 규모 에너지 수입 △자동차·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약속했다. 증권가에서는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의 추가 부담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상은 긍정적 호재라기보다는 부정적 리스크 완화에 가깝다”며 “관세 인하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된 만큼 단기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려면 실적과 경기 개선 등 펀더멘털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장 마감 이후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개편안에는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신설 방안이 포함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