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美 증시 혼조…S&P500, 장중 6,300 돌파했지만 상승폭 반납

유명환 기자 2025-07-22 08:05:34
어닝시즌 기대감에도 관세 불확실성·차익 매물에 상승 제동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고점 부담이 겹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6300선을 돌파했지만, 막판 차익 실현 매물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14% 오른 6305.6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는 0.50% 상승한 2만3180.06을 기록한 반면, 다우 지수는 0.04% 내린 4만4323.07에 마감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0.40%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시장 상승을 견인한 건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다. 버라이존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 상향 조정에 힘입어 4% 급등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약 85%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강한 실적에도 시장 전반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특히 8월 1일 관세 부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무역정책 향방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서한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시장에 긴장감을 더했다.

유럽과의 협상 역시 변수다.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EU와 무역협정을 타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지만, 8월 1일을 '확고한 최종 시한'으로 지목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이시바 총리가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사임 의사가 없음을 밝히자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관세 이슈와 일본 정세 영향을 받아 97.860으로 하락했다.

채권시장은 관망세 속에서 혼조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420%에서 4.380%로 하락했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는 소폭 내린 3.861%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실적에 따라 지수 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고평가 우려와 무역 이슈 등으로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밀러타박의 맷 말리는 "이번 실적 시즌의 핵심은 향후 가이던스"라며 "성장률 둔화나 비용 증가 전망이 나오면 투자 심리가 급격히 꺾일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달러 약세가 관세 리스크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지만, 구조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반등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준의 통화정책도 변수다. 오는 수요일 공개될 FOMC 의사록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단서가 나올지 주목된다. 관세와 실적, 통화정책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당분간 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