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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EDF] 트럼프發 보호무역주의,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정부 대응 전략은?

지다혜 기자 2025-06-25 13:20:07
트럼프, 관세를 무기로 '자국 제조업 부활' 목적 원화 약세와 설비투자 위축이 구조적임을 강조해야
2025 코리아 이코노믹 디자인 포럼(KEDF)에서 주제발표 하는 이남강 한국투자신탁 이코노미스트 [사진=박명섭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글로벌 무역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라 '패권주의 공급경제학(hegemonic supply-side economics)'이란 이름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에 전략적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이코노믹데일리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응 전략:트럼프 행정부의 패권주의 공급경제학'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남강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이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자국우선주의가 아닌 '패권적 도구화'로 풀이된다. 기존 공화당 정부들이 지지해 온 자유무역주의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자국 제조업의 부활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공급 측면에서의 패권 회복, 즉 미국이 그동안 충분히 사용하지 않았던 경제적·군사적 패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세계화로 인해 비우호적으로 변화한 무역 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되돌리려는 '우호적인 파레토 개선'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 키워드로 'You're in a better position now(이제 더 나은 위치에 있다)'를 제시했다.

우선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국내 기업의 미국 생산시설 투자 증가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활용해 원화 약세와 설비투자 위축이 구조적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의 미국 투자와 반도체법(CHIPS Act)·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설비투자 부진 등을 근거로 삼아 어필한 뒤, 비관세 장벽이나 방위비 분담 등에서 협상력을 발휘하는 식이다.

또한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한국의 기조적인 성장률 둔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임을 강조해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 한국경제의 기조적 성장둔화가 이어지면서 미국과의 성장격차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원화 가치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는 빠르게 축소되고, 팬데믹 이후 성장 역전이 발생하면서 원화 약세가 진행됐다"며 "2010년 이후 연간 성장률 평균(3년)의 차이는 연간 환율 상승률의 평균(3년)과 매우 큰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환율 정책 협상 시 무리한 원화 강세 유도는 오히려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음을 주지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한국이 단순히 미국의 압력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변화한 국제질서 속에서 전략적으로 협상 주도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