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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글로벌 사우스의 정신적 유대 '반둥 정신'...中, 개도국 편에서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앞장서

谢彬彬,许苏培,柳丝,徐钦,贝宁总统府,华洪立,Emmanuel Herman,方喆,李鑫 2025-04-21 15:32:53

(베이징=신화통신) 인도네시아 반둥 도심에 가면 한 크림색 유럽식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은 지난 1955년 4월 29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지역)의 대표가 '제1차 아시아∙아프리카 회의(AA)'를 개최했던 역사적 현장이다. 이후 글로벌 사우스는 '단결∙우의∙협력'의 반둥 정신을 기초로 지난 70년 동안 자주독립, 연합자강의 발전 경로를 걸어왔다.

지난해 3월 7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촬영한 '아시아∙아프리카 회의(AA)' 기념박물관 외관. (사진/신화통신)

◇자주독립의 의식 각성

15세기 초부터 서방 열강은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침략하고 식민 지배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제국주의 식민체제가 거의 모든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횡행했다.

수세기에 걸친 서방의 식민 통치로 인해 수많은 사우스 국가가 자주독립 상실, 자원∙인구 약탈 등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 열강이 약화되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에선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운동이 점차 고조됐다.

1955년 현대 국제관계사에 굵직한 한 획을 그은 반둥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 대한 선언'을 통과시키며 '모든 국가의 주권과 영토완정 존중' '타국의 내정에 불간섭' 등 '반둥 10원칙'을 선언했다.

반둥회의는 민족 독립의 자신감을 크게 고무시키고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투쟁을 새로운 단계로 이끌었다.

'아프리카 독립의 해'로 불리는 1960년, 아프리카에서는 베냉을 포함한 17개국이 식민 통치에서 벗어났다. 그해 유엔(UN)은 '식민지 독립부여선언'을 발표함으로써 식민주의에 '사형'을 선고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가 잇달아 정치적으로 독립하면서 오랜 기간 불평등했던 국제 질서에 큰 변화가 일었다. 유엔 회원국은 창설 당시의 51개국에서 현재 193개국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공동의 역사적 경험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에 자주독립이라는 정치적 색채를 더했다. 그 과정에서 반둥 정신은 중요한 지침이 됐다.

반둥 정신의 실천자인 중국은 언제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동고동락했다. 1970년대 중국 공정기술자 5만 명 이상이 1천860㎞의 탄자니아-잠비아 철도를 건설하며 남아프리카 국가의 민족 독립 및 해방 사업을 강력 지원했다. 이뿐만 아니라 1958년 중국은 민족 독립을 위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알제리를 즉시 인정하고 도의적∙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지 투쟁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1월 16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촬영한 탄자니아-잠비아 철도의 시발점인 다르에스살람역. (사진/신화통신)

보답이 돌아왔다. 1971년 10월 25일, 많은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제26차 유엔 총회'에서 신중국에 대한 유엔의 합법적 의석 회복이 결정됐다.

1949년 신중국 수립 이후 지금까지 중국 인민은 자력갱생, 고군분투를 통해 부강의 길로 나아가며 위대한 도약을 일궈냈다. 중국 발전의 성공적 경험은 한 민족이 자주독립을 초석으로 세계 속에서 우뚝 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합자강: 글로벌 발전 추진

1980년대 당시 서독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의 주재로 '남과 북: 생존을 위한 전략'(이하 브란트 보고서)이 발표됐다. 브란트 보고서에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세계를 '부유한 노스'와 '가난한 사우스'로 구분했다. 이는 글로벌 발전 불균형의 상징이 됐다.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 경제 질서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공통된 염원이다.

반둥회의 개최는 개발도상국 경제 연합과 자강이 시작되는 역사적 분수령이 됐다.

이후 1962년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국가 대표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경제발전문제회의를 열어 국제사회가 불공정한 무역 규칙을 조속히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1964년 제1회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개도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77그룹(G-77)'이 설립됐다. 1967년 77그룹은 첫 장관급 회의를 개최해 '최빈개도국' 개념을 제시하고 '남남협력' 원칙을 명확히 함으로써 국제 경제의 새로운 질서 수립을 촉구했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 간 경제 협력은 부단히 심화되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 아세안(ASEAN),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공동체(CELAC) 등 협력 메커니즘이 마련되며 유엔 틀 아래 농업, 의료, 공업 등 '남남 기술 협력' 메커니즘이 추진되는 등 협력 상생의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그중 중국의 성취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세계 최대 개도국인 중국은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사회의 장기적 안정이라는 '두 가지 기적'을 실현했다. 중국식 현대화는 '현대화=서구화'라는 틀을 깨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가 자국의 국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걷도록 장려했다.

지난 2022년 6월 17일 상하이시 푸둥(浦東)신구 엑스포 단지에 자리한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본사 건물. (사진/신화통신)

반둥 정신의 실천자인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의 발전 권리를 확고하게 수호하며 반둥 정신의 시대적 의미를 끊임없이 확장시켜 왔다. 중국의 발기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사우스 국가의 인프라 융자에 새로운 통로를 열어줬고 브릭스(BRICS) 5개국이 공동 설립한 신개발은행(NDB)은 브릭스 국가 등 신흥경제체와 개도국의 경제 발전에 금융 '생명수'를 주입해 줬다. '일대일로' 공동건설로 구축된 후롄후퉁(互聯互通·상호연결) 네트워크는 공동건설 국가에 더 많은 발전 기회를 창출했다. 이처럼 중국이 제공한 기술과 자금 지원은 글로벌 사우스 발전의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오늘날 글로벌 사우스의 경제총량은 세계에서 40% 이상을 차지하고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80%에 달한다. 과거 세계 경제의 '변두리'는 이미 가장 활기가 넘치는 '중심지'가 됐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부유한 노스와 가난한 사우스'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떠올리는 건 '각성하는 사우스' '굴기하는 사우스'가 됐다.

그러나 국제 무역, 금융 체계, 지식재산권 보호 등 핵심 의제에 있어서 구조적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발전권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굴기의 길에서 부딪히는 갖가지 도전에 맞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는 일방주의, 보호주의, 무역 패릉(霸凌⋅전횡을 부림)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고 손을 맞잡고 보혜(보편적 혜택)∙포용의 경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 질서를 개편하는 핵심 역량으로 부상

70년 전 29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지역) 대표는 'AA 최종 성명서'를 통해 국제 정치 민주화의 '문'을 두드렸다. 반둥 회의는 '단결∙우의∙협력'을 제창하는 반둥 정신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거둠으로써 사우스 국가의 정신적 유대를 연결했을 뿐만 아니라 서방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흔들어 놓았다.

"우리는 사우스 국가의 굴기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우스는 이미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강한 활력을 만드는 역량 중 하나가 됐습니다." 지난달 열린 '2025 보아오(博鰲)포럼 연차총회'에서 글로벌 사우스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반둥 정신의 실천자인 중국은 ▷다자주의 제창 ▷남남 협력 추진 ▷지역 일체화 심화에서 뿐만 아니라 ▷개도국 원조 ▷글로벌 사우스 발언권 확대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개혁∙보완 참여 등 방면에서 시종일관 다수의 개도국 편에 서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

▷160여 개 국가에 발전 원조 제공 ▷다수의 개도국을 포함한 150여 개 국가와 함께 구축한 '일대일로' 공동건설 ▷글로벌 발전과 남남협력 기금 설립 ▷사우스 국가와 공동 발기한 '오픈 사이언스 국제협력 이니셔티브' ▷중∙아프리카 현대화 공동 추진의 '10대 동반자 행동' 제시 ▷글로벌 사우스 협력을 지지하는 8개 조치 발표...글로벌 사우스의 '원년 멤버'로서 중국은 언제나 글로벌 사우스를 마음에 두고 글로벌 사우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 여행객이 지난해 10월 17일 인도네시아 파다라랑역에서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HSR) 열차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제시한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 이념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글로벌 문명 이니셔티브는 각국, 특히 평화∙발전∙공평∙정의를 추구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이념과 이니셔티브는 반둥 정신과 일맥상통하며 협력 상생을 촉구하고 패권주의와 일방주의 행위를 반대한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평화 적자 ▷발전 적자 ▷안보 적자 ▷거버넌스 적자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글로벌 사우스의 공동 염원에 순응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0년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신형세 아래 반둥 정신은 여전히 강력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반둥 정신을 크게 발양하고 그 새로운 시대적 의미를 끊임없이 부여해 협력 상생을 핵심으로 한 국제 관계를 구축하고 국제 질서와 국제 체계가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는 한편 인류 운명공동체를 건설해 아시아, 아프리카 및 기타 지역 인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지난해 6월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행사에서 글로벌 사우스는 "보다 개방∙포용적인 태도로 손잡고 함께 나아가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추진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평화 수호의 안정적 역량" "개방∙발전의 중견 역량" "글로벌 거버넌스 건설 역량" "문명 상호학습의 촉진 역량"을 함께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의 저울이 새로운 각도로 맞춰지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는 나날이 높아지는 자신감을 가지고 역사 주체의 신분으로 인류 문명 진보에 자신의 기여를 하며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의 위대한 사업 속에서 새로운 시대 역량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