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견 3사 '르쌍쉐'…전기차시대 생존 가능한가?

박연수 기자 2025-02-18 06:00:00
전기차시대 대비한 전략 부족하다는 분석 BYD 국내 출시로 악재 겹쳐 출혈 각오하더라도 신차 마련해야
미래 전기차 시대를 표현한 사진 [사진=챗GPT]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중견 완성차 3사(르노코리아·GM 한국사업장·KG모빌리티)가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이후 점유율 하락의 위기에 빠졌다. 글로벌 탈탄소화 추세에 완성차 기업은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변화가 필요한데 비해 중견 3사는 신차 출시 등 명확한 전기차 시장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면서다. 여기에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의 본격적인 국내 상륙으로 인해 근심은 더 깊어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7일 "중견 3사는 현재 전기차로의 타이밍을 놓쳤다. 회사의 정책 결정 부재, 판매 부담, 자신감 결여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재 상황으로는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정도로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내수시장 입지는 현대차그룹의 점유율 증가로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30.5%, 34.5%, 9.1%로 집계됐다.

반면 중견 3사는 △KG모빌리티 3.3% △르노코리아 2,6% △GM 한국사업장 1.7%로 지난해 합산 점유율 7.6%에 그쳤다.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BYD 악재가 겹쳤다. 전기차 전환 시기를 대비하지 못한 채 BYD의 저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 3'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아토 3는 판매 5주만에 2800대의 예약 판매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BYD가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저가 전기차 시장이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중견 3사가 현대차그룹에 대적해 우위를 점하던 시장이었다는 점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 한들 저가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GM 한국사업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풍 언급도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생산 물량의 80%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한국GM의 미국 수출 물량은 41만8782대로 전체 생산량(49만9559대)의 83.8%에 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 기업 생존 자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견 3사는 '출혈경쟁'을 각오해서라도 전기 신차를 출시해야 한다.

이호근 교수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제라도 지속적으로 상품성 있는 저가 전기차를 매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코리아는 실제 지난해 상품성을 갗춘 '그랑 콜레오스'를 출시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68.4% 늘었다. 이는 중견3사에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올해 중견 3사는 신차 출시 계획을 공개하며 시장 성장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르노코리아는 콜레오스에 이어 올해 '세닉 E-Tech', 내년에 '오로라2'를 출시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아울러 부산 공장에 전기차 전용 설비를 마련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G모빌리티도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GM 한국사업장도 기반 마련에 힘쓸 예정이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정확한 출시 날짜가 정해진 전기차는 없지만, 전기차 플랫폼 개발 등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