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차이나 트렌드] 나사 하나로 8조원대 산업 일군 '中 파스너의 도시' 허베이성 융녠구

岳文婷 2024-12-26 19:21:00

(중국 스자좡=신화통신) 허베이(河北)성 한단(邯鄲)시 융녠(永年)구는 중국 최대의 파스너 생산·판매 집산지로 '중국 파스너의 도시'로 불린다.

지난해 융녠구의 파스너 생산액은 420억 위안(약 8조3천580억원), 생산·판매량은 전국 시장의 58%, 글로벌 시장의 28%를 점했다. 이곳의 파스너 제품은 유럽·미국·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110여 개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융녠구의 파스너 산업은 지난 1960~70년대에 린밍관(臨洺關)진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이 농한기 부업으로 삼았던 단조·주조 작업은 점차 기술력을 갖춰 개혁개방 이후에는 가정 공방 형태로 발전했다.

허베이(河北)성 한단(邯鄲)시 융녠(永年)구의 한 파스너 생산 기업에서 직원이 지난 8월 16일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80년대 후반 나사 판매량이 증가하고 화로 주조 방식으로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수공 공방 방식은 빠르게 기계화 생산으로 전환됐다. 기계화 전환에 따라 이곳 나사의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린밍관진 주민들은 허베이성을 넘어 각지 시장으로 판로를 넓혔다.

2000년대 들어 융녠구의 기업 수는 점차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에 융녠구는 2017년 파스너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생산 과정의 자동화·스마트화를 실현했다.

지난 8월 16일 융녠구의 한 파스너 생산 기업 디지털화 스마트 생산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사진/신화통신)

산업 업그레이드를 거친 린밍관진은 '파스너 국가 표준 목록' 중 12개 대분류, 289개 소분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제품 범위는 3만여 개 규격 모델에 달한다. 자오위보(趙毓波) 허베이성 파스너업계협회 회장은 "이러한 변화를 통해 나사를 무게를 달아 판매하던 시대는 가고 이제는 낱개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며 "달러·유로화 수입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년간의 발전을 통해 파스너 산업은 융녠구의 기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원자재 공급, 냉간·열간 단조, 단조 프레스, 표면처리, 제품 포장부터 마케팅 판매, 전자상거래, 물류·운송 등에 이르는 산업사슬이 형성됐다. 이제 융녠구의 파스너 관련 산업 경영주체 수는 3만여 개, 창출된 일자리는 34만여 개에 달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는 지난해 융녠구 파스너 산업 클러스터를 '국가급 중소기업 특색 산업 클러스터'로 지정했다.

지난 10월, 3일간 열린 '2024 중국·융녠 파스너기지 국제조달대회'에는 190개의 규모 이상(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파스너 기업과 20여 개 국가의 바이어가 참여했다. 주문 의향 계약액은 1억9천만 위안(378억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10일 '2024 중국·융녠 파스너기지 국제조달대회'에서 바이어(가운데)가 파스너 제품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융녠구는 현지 파스너 기업을 조직해 독일·러시아 등 국가에서 진행되는 국제 전시회에 참여하도록 적극 추진했다. 올 1~8월 융녠구의 파스너 수출액은 11억 위안(2천189억원)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나사로 무려 400여억 위안(7조9천600억원)급 규모의 산업을 일군 융녠구는 지금도 꾸준히 시장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