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건설사들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R&D) 예산을 늘리고 있다.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건설업황이 침체에 빠진 어려운 시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래미안 차별화 목적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라멘구조 성능 개발을 위해 PC보와 기둥의 건식 접합공법인 ‘5세대 주택 기준층 PC접합부 개발’, 이중 방화석고보드 벽체 타공을 위한 로봇을 개발해 고소 작업으로 인한 추락 및 낙하 사고 위험을 줄이는 ‘하이테크 벽체 타공 로봇 설계 및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까지 3824억3400만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7%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08%에서 1.19%로 늘었다. 다만 삼성물산 R&D 비용에는 건설부문을 비롯해 바이오사업과 급식사업 연구비용도 포함됐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구개발비로 389억원 예산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292억원 대비 33.0%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968억원 대비 6.0% 늘어난 10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음에도 R&D 투자는 지속한 것이다.
올해 주요 R&D 실적은 △층간소음 현장 1등급 확보 바닥구조체 개발 △ 기계화 터널 공법을 위한 마모저감제 개발 △도장 로봇 개발 고도화 △고층 모듈러 공동주택 구조시스템 개발 등이다.
대우건설 역시 R&D 비용이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1~3분기 기준 지난해 511억6100만원을 사용했던 데 비해 올해 597억5300만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지난해 보다 16.7% 늘어난 금액이다. 매출액 대비 R&D비용 비율도 같은 기간 0.58%에서 0.76%로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자체과제 7건과 정부기관 위탁과제 6건으로 13건의 R&D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위탁과제로는 △콘크리트 프리팹 생산공정 자동화 시스템 구축(국토교통부) △산업 공정열 공급용 고온가스로 설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며, 자체적으로 △대규모 매립공사 수주를 위한 해상 심층혼합처리공법(DCM) 성능개선 실용화 연구 △하수처리장 현대화를 위한 고집적·저에너지 하수처리공법 실용화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눈에 띈다. HDC현산은 지난 7월 초고층 건축물 해체 관련 기술 특허 3개를 출원했다. 초고층 건축물 해체공사 중 작업자와 인접한 건물의 안전, 해체 충격 완화를 통한 건축물 존치부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HDC현산은 지난해에만 19개의 기술 연구·개발해 이 중 15개를 개발 완료한 바 있다. R&D비를 대폭 상향한 데 따른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HDC현산은 올해 상반기 124억3700만원의 R&D비를 사용했는데 전년 동기 13억2400만원 대비 839.0% 증가한 수치다.
대형 건설사들이 원가율 부담에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금 신기술을 연구 및 확보해 놓지 않으면 추후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사업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건설사는 기술개발을 통한 공사비 절감 등 불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는 게 당면과제"며 "더불어 미래 먹거리 확보는 물론 소비자에게 기술력을 갖춘 회사라는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만큼 기술개발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 건설사도 각종 기술 및 특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반도건설은 자사가 보유한 특허 등록 기술 '탑다운 램프슬래브 구축 공법'을 서울 경희궁 유보라 아파트 현장에 처음 적용했다. 지하 구조물 시공 시 상부에서 하부로 각층의 슬래브를 구축하는 동시에 경사 램프 슬래브를 시공하는 공법이다.
코오롱글로벌도 지난 6월 아파트 월패드 해킹 방지를 위한 '이중보안 스마트홈 시스템'을 특허 등록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대전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에 첫 적용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국 현장에 해당 월패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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