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무산소의 밀폐 공간에서 4개의 노즐을 통해 금속 분말이 뿜어져 나온다. 금속 분말은 고온의 레이저와 만나 순식간에 융화되고 디지털 제어의 노즐이 이동하면서 금속층이 켜켜이 쌓여 올라간다. 수십 시간 만에 면적이 16㎡에 달하는 복잡한 모양의 타이타늄합금 구조부재(部材)가 완성된다.
이는 베이징항공항천대학 대형금속 구조부재 적층제조 국가프로젝트 실험실 성과 산업화 기지인 베이징 위딩(煜鼎)적층제조연구원회사(이하 '위딩적층제조연구원') 작업장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고성능 컴퓨터, 고정밀 레이저 빔, 대형 금속 구조부재 적층제조 디지털제어 기계 플랫폼만 있으면 금속 3D프린팅 기술로 비행기, 모터, 가스터빈 등 중대 공업 장비의 크고 복잡하고 핵심적인 하중 지지부재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위딩적층제조연구원 관계자의 말이다.
금속 레이저 적층제조 기술(속칭 금속 3D프린팅 기술)의 핵심은 컴퓨터 제어 레이저를 이용해 층별로 스캔하고 동시에 보내진 합금 분말이나 필라멘트를 녹인 후 층층이 쌓아 다양한 형태의 금속 부품을 만드는 것이다. 금속 3D 프린팅의 고온 융화와 결정 과정에 사용되는 스마트 제어 덕분에 그동안 전통 주조 기술의 가공 사이즈 한계, 성분이 복잡한 금속 재료로 만드는 대형 구조부재 재질의 균일화 문제가 해결됐다.
금속3D프린팅기술의 출현은 제조 공정의 혁신일 뿐만 아니라 전통 제조의 개념을 뒤엎는 '발상의 전환'이 됐다.
왕화밍(王華明) 중국공정원 원사, 베이징항공항천대학 교수, 대형금속 구조부재 적층제조 국가 프로젝트 실험실 주임은 해당 기술을 가성비 높은 제조 공정뿐만 아니라 분말의 직접 융화 및 가공을 통해 지금까지 힘들었던 신형 합금 제련 시 성분의 균일한 분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레이저를 이용한 융화 과정에서 고온과 결정 조건을 이용해 새로운 화학 성분을 가진 금속 구조의 신소재를 연구개발해 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전통적인 야금이 각종 성분이 불균일하게 혼재된 '잡탕'이라면 3D프린팅은 '초고속 정밀 분쇄기'와 같아 완전히 균일하고 세밀한 질감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공정에 한계가 있지만 갈수록 기준이 높아지는 금속소재 장비제조에 3D프린팅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 3D프린팅 기술의 성공적인 응용은 중국의 첨단제조 능력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신소재∙신공정 연구개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왕 주임은 "산학연의 긴밀한 협력과 장기적 노력을 통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항공우주 분야의 핵심 구조부재 3D프린팅 및 공정화 응용 등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더 중요한 건 3D프린팅이 중장비 금속 구조의 신소재와 고성능 대형 구조부재의 고효율∙녹색∙저비용 생산 및 제조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3D프린팅 기술의 성장 공간은 넓을 것으로 점쳐졌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의 예측 보고서는 기존 분야에서 3D프린팅 제품의 응용 규모가 확대되고 새로운 시나리오∙응용이 끊임없이 발굴되면서 향후 6년간 중국의 3D프린팅 산업 규모가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3D프린팅 장비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성장률 약 19.5%로 오는 2029년에 1천200억 위안(약 22조6천8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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