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영현 취임 100일…삼성 반도체 현 주소는

고은서 기자 2024-08-28 16:37:55
5월 취임 이후 조직개편·사업 효율화 여전히 '근원적 경쟁력' 회복하긴 일러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이 28일 취임 100일차를 맞이했다. 반도체 위기론이 불거지던 때 깜짝 등판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전 부회장이 강조하던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21일 '원포인트' 인사로 임명된 후 조직·분위기 쇄신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 곧바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전 부회장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놓여있던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신설했다. 핵심 사업 위주로 효율화 해 차세대 HBM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HBM 개발팀은 HBM3(4세대)와 HBM3E(5세대)뿐 아니라 차세대 HBM4(6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 부회장은 호실적에 안주하지 말자며 채찍질도 이어갔다. DS부문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8300억원, 10조81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전 부회장은 "2분기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근원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다 보면 또다시 작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 부회장이 강조하는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HBM 주도권을 놓치는 등 삼성 반도체의 중심에 있는 메모리 사업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로 엔비디아 HBM 퀄테스트를 통과해야 AI 반도체 패권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운드리 수율 개선 및 점유율 격차 축소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