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미·중 경기 둔화에 얼어붙는 기업 심리…BSI 전망치 하락

성상영 기자 2024-08-20 06:01:00
한경협 발표 9월 BSI 전망치 92.9 그쳐 전월比 4.2p↓…주요국 경제 지표 악화 탓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20일 발표한 기업 경기실사지수(BSI) 추이 [사진=한경협]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9월 기업 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전월 대비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며 국내 기업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협은 다음 달 BSI 전망치가 92.9를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8월(97.1)보다 4.2p 떨어진 수치이자 30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 미만에 머무른 것이다. BSI 전망치는 기업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경기 전망을 수치화했다. 숫자가 100보다 낮을수록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BSI 전망치는 지난 5월 94.9를 기록한 이후 점차 상승해 8월에는 97.1로 100에 점차 가까워졌다. 그러나 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부진했다. 9월 제조업 BSI 전망치는 93.9로 8월 94.8보다 소폭(0.9p) 낮아졌다. 비제조업은 8월 105.5에서 91.9로 10p 넘게 빠졌다. 숙박·음식점업이 성행하는 여름 성수기가 9월에 끝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경협은 "최근 세계 경기 둔화 전망, 중동 사태에 따른 심리 불안, 내수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지수가 하락 반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비롯한 세계 각국 경제 지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IMF는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IMF가 예상한 경제성장률을 보면 미국은 2.7%에서 2.6%로, 일본은 0.9%에서 0.7%로 각각 수정됐다.

또한 미국 내 제조업체의 구매 담당자가 얼마나 왕성하게 활동하는지를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올해 3월 50.3에서 지난달 46.8로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처음 예상된 5.1%보다 0.4%p 낮은 4.7%에 머물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전 세계 자본시장 충격과 중동 정세 악화, 미·중 경기 불안에 더해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금리·환율 등 거시 지표가 안정되는 동시에 기업이 국내·외 정세 변화 대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