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선3사가 뛰어든 '애프터마켓'…"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 10배 이상 커질 것"

임효진 기자 2024-08-14 14:36:30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전환하는 AM 사업 친환경 규제 강화로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슈퍼사이클 상관없는 안정적 수익원 기대
HD현대마린솔루션과 미국 석유 회사 셰브론이 저탄소 선박 개조 계약을 체결한 LNG운반선 아시아 에너지호.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조선 3사가 선박을 유지·보수하는 ‘애프터마켓(AM)’ 시장에 하나, 둘 뛰어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노후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AM 사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14일 “해외 선박 수리·개조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을 수리하고 개조하는 AM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최근 관련 태스크포스(TF)팀도 신설했다. 또 선박 개조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동남아 등에 거점을 물색하고 있다.

AM 시장에 주목하는 기업은 삼성중공업 만이 아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이 지금은 한화엔진으로 사명을 바꾼 HSD엔진을 지난해 2월 인수하면서 엔진 제작부터 선박 건조까지 가능한 ‘토탈 선박 건조 솔루션’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한화엔진 인수 당시 한화그룹은 “부품 판매·수리 등 구매 후 AS(애프터서비스) 관련 사업인 AM 사업의 확대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해 11월엔 한화파워시스템이 한화오션의 보증서비스 사업을 인수하며,  선박 수리·개조를 위한 ‘선박 솔루션 사업센터’를 부산에 신설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상장한 HD현대의 해양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마련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전했다. 당시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현재보다 10배 이상 커질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LNG-FSU)' 개조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조선 3사가 AM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관련 시장 규모가 급격히 클 것이라는 시장 전망 때문이다. 

기존에는 스크러버 교체,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설치 등과 같은 간단한 장치 수요 위주여서 시장 규모도 작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조선소가 시장 점유율 39%를 차지했다. 조선 3사는 판매한 선박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만 제공할 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EU)이 탄소집약도지수(CII)에 관한 규제를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2%씩 CII를 줄이도록 강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노후화 된 디젤 엔진선 뿐 아니라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바다 위 LNG 터미널’이라 불리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로 개조하는 수요가 늘면서 AM 시장 규모 자체가 커졌다. 이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국내 조선사가 뛰어들 충분한 이유가 됐다.

여기에 글로벌 사이클에 따라 기업 매출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선박 설계·건조업과 달리 AM에선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조선사들은 해당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부터 친환경 선박 전환으로 개조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보유한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기존의 AS가 사업화되면서 HD현대마린솔루션 같은 경우는 수리 조선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AM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