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IMO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현재 운항 중인 LNG선에 재액화 설비를 설치하는 등 선박 개조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재액화 설비는 운항 중인 LNG 운반선에서 자연 기화되는 가스를 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장치다. LNG 손실을 최소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설비로 알려졌다.
재액화 설비 설치가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으면서 HD현대의 선박 애프터서비스(AS) 자회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에도 이목이 쏠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인 미국 ‘셰브론’과(LNG) 운반선 2척의 재액화 설비 설치를 비롯한 저탄소 선박 개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지난해 6월 노르웨이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5척에 대한 재액화 설비 설치 공사를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총 8척의 계약을 따내며 누계 수주액 1억 달러(약1331억원)를 달성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6년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선박 유지·보수 사업 부문을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해운계의 친환경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이 커질 것이란 판단을 일찍이 내린 것이다. 당시 HD현대중공업 기획실 총괄부문장을 맡고 있던 정기선 부회장이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건조된 LNG선 중 재액화 설비가 없는 선박은 100여 척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NG선에 재액화 설비가 설치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이전에 제작된 LNG선 대부분은 재액화 설비를 갖추지 못했다. 이들 선박만 대상으로 한 재액화 설비 시장 규모는 약 7억 달러(약 9322억원)에 이른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운항 가능 선대 중 15년 초과된 노후선박 비중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인 37.7%까지 늘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현재 다수의 고객사와 재액화 설비 설치 공사를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해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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