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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트] 美 부채 35조 달러 돌파...재정 신뢰 흔들리자 달러 지위도 흔들

于荣,刘亚南,胡友松,Aaron Schwartz刘杰 2024-08-01 11:43:30

(워싱턴=신화통신) 미국 재정 적자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부채는 처음으로 35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중국∙독일∙일본∙인도∙영국 5개 국가의 경제총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재무부 건물. (사진/신화통신)

◇부채 급증, 이자만 해도 어마어마

"미국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경제 성장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 세대에게 감당하지 못할 막대한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 들어 막대한 차입을 해온 미국은 1985년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전환됐다. 이후 부채 규모가 계속 증가했고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7년 9월 20조 달러, 2022년 1월 말 30조 달러를 돌파했다.

2023년 6월 이후 미국 부채는 100일마다 약 1조 달러씩 늘어나 그해 12월에는 34조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 의회 예산국이 2020년 1월 전망한 것보다 5년 앞당겨진 결과다.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향후 지급해야 할 이자 부담도 동시에 커졌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부채 이자 부담은 향후 30년 동안 연방 예산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항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미국 부채와 이자 부담은 겉과 속이 다른 미국 경제의 현실을 반영한다. 미 정부 데이터와 시장 상황은 '초록 불'이 켜졌지만, 역사상 드문 고부채∙고금리∙고물가가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물가가 총 20% 상승했지만 임금 인상은 치솟는 물가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 부채가 35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미국 사회 여론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이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어른스러운 방식'으로 이 문제를 이야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7일 워싱턴에 자리한 미 의회 건물. (사진/신화통신)

◇'최대 예측 가능한 위기' 그 책임은 누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직면한 '최대 예측 가능한' 위기로 공공 부채를 꼽았다.

1980년대 초 레이건 정부의 대규모 감세 조치 이후 연방 부채는 빠르게 증가했다. 이후 정부 예산과 연방 부채 문제가 점차 정치화되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간 힘겨루기 공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부채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게 된 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당 모두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에서 부채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양당 모두 부채의 주 요인인 사회보장 및 메디케어 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몇 년 동안 부채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행인들이 지난해 5월 29일 뉴욕 맨해턴에서 미국의 총 부채 규모와 1인당 가구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국가채무시계'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美, 통제 불능의 부채로 '위험한 궤도' 올라타

미국이 신규 부채를 발행해 지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달러 패권 덕분이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믿고 금리 변동을 통해 자국의 리스크를 외부에 전가하고 글로벌 부를 거둬들여 왔다. 그러나 장기간 부채가 쌓인 까닭에 위기의 씨앗이 심어졌다. 경제학자와 역사학자 모두 미국의 부채 데이터에 새로운 위험한 지표가 나타나거나 미국의 금융 헤게모니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 금리 기준 올해 미 연방재정은 국가 부채 이자로 8천70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국방비 지출을 처음으로 넘어선 금액이며 내년에는 총 이자가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역사적으로 국방비보다 부채 상환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국가는 장기적으로 강력한 힘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조가 그랬고, 구(舊)제도의 프랑스, 오스만 제국, 대영 제국도 그랬습니다. 올해부터 미국은 이 법칙의 시험을 받게 될 것입니다." 퍼거슨 교수의 말이다.

제이미 다이먼 CEO는 미국이 재정 적자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며, 언젠가 문제가 반드시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채는 국가의 신용과 직결된다. 통제 불능의 부채로 인해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와 신뢰할 수 있는 대출 대상으로서 미국의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가와 기관이 갈수록 늘고 있다.

오랫동안 최고 수준을 유지해온 미국 국가신용등급은 지난 10년 동안 국제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강등'됐다.

지난해 8월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거버넌스 수준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장기 외화 발행자의 채무불이행 등급(IDR)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미 경제학자 데스몬드 라흐만은 미 공공 재정이 올라탄 '위험한 궤도'가 달러와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어느 시점에 외국인 투자자가 미 정부가 부채 문제를 컨트롤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면 그들은 다시는 미 정부에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달러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