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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소셜·라이프] "고독한 현대인의 힐링 스페이스"...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中 네이멍구 옛 거리

达日罕,叶紫嫣 2024-07-23 16:04:51

(후허하오터=신화통신)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에 위치한 싸이상라오제(塞上老街)에서 소수민족 의상을 입은 관광객이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민요를 부르거나 민족춤을 추자 사람들이 모여든다.

싸이상라오제 양옆으로는 가죽 조각 그림, 마노 액세서리 등 수공예품과 마유주(말 젖으로 만든 술), 육포 등 이색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나란히 보이는 화려한 네온사인 광고판과 부동산 문화재 표지가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고대와 현대의 공존을 보여준다. 40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국경 무역 도시였던 이곳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인정 넘치는 거리가 됐다.

조명이 환하게 밝혀진 싸이상라오제(塞上老街)를 드론으로 내려다봤다. (취재원 제공)

"싸이상라오제는 후허하오터시에서 이동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입니다." 리웨이(李偉)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시 위취안(玉泉)구 문화체육여유광전국 부국장은 싸이상라오제가 관광객 특히 젊은이의 '핫플레이스'가 됐다면서 여름에는 1일 평균 1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아 이제 이곳은 주요 문화관광거리를 형성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총길이 약 800m, 폭 약 400m인 싸이상라오제는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A급 관광지 3곳, 국가급 중점 문물보호단위 4곳, 부동산 문화재 88곳, 무형문화재유산 전승기지 4곳, 문화관광 크리에이티브 상가 730여 개가 모여있다. 지난 2022년에는 최초의 국가급 관광레저거리로 선정됐다.

싸이상라오제를 중심으로 한 문화거리 전경을 드론에 담았다. (취재원 제공)

명청(明清) 시기 이곳은 새외(塞外)에서 가장 번화한 무역 거리였다. 중원의 상인은 찻잎, 비단 등의 상품을 들고 와 북방 유목민족의 소∙양 유제품으로 바꿔갔다. 낙타 상단, 말 상단이 이곳에서 거래하며 독특한 몽고 상업 문화와 민족문화를 형성했다.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듯 거리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지만 '알맹이'는 '스타일리시'하다. 싸이상라오제의 한 찻집, 원래 색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색이 바랜 창틀에는 부동산 문물 표지가 붙어있지만 가게 안에는 기발함으로 가득한 '현대화된 중국 전통 스타일'의 상품이 다양하다.

여행촬영은 이곳 거리에서 가장 '핫'한 업태 종목이다. 싸이상라오제에 자리한 336개 가게 중 103개가 민족의상 기념촬영 사진관이다. 전통민족 의상을 입은 관광객은 옛 거리를 거닐며 역사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가죽 조각 그림 예술가 쉬룽(徐榮)이 관광객에게 작품 제작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가죽 조각 그림 예술가 쉬룽(徐榮)은 "예전에는 도안이 간단하고 관광객도 적었다"면서 "하지만 성수기를 맞은 요즘 매일 밤늦게 겨우 가게 문을 닫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가죽 조각 그림을 배우고 직접 도안을 그리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멍구바오(蒙古包) 모양의 마카롱, 말 안장 모양의 나이피쯔(奶皮子∙우유를 끓인 후 표면에 생기는 엷은 막)무스, 병에 담긴 크리에이티브 마유주...참신한 크리에이티브 식품이 400년 역사의 옛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핸드메이드 유제품 가게를 운영하는 아라텅(阿拉騰)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저당 유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날이 저물고 조명이 켜지면 싸이상라오제와 연결된 골목길에서 먹거리를 파는 소리, 소∙양고기 기름이 숯불에 떨어져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매주 주말이면 문화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조명쇼, 음악회, 테마 공연 등이 펼쳐져 싸이상라오제만의 독특한 모습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