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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디지털 전환' 나섰다…HD현대 '디지털 솔루션' 시장 정조준

임효진 기자 2024-07-02 07:00:00
친환경 연료 전환과 함께 떠오른 '디지털 전환' 해상 '넷제로' 선언에 '디지털 솔루션' 시장 부상 HD현대마린솔루션 '오션와이즈' 공급 박차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시흥 R&D센터에서 회사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DS4'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해 해상 운송 분야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뒤 친환경 연료 전환은 조선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연료 변화는 조선업계에서 선박 시스템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IMO 선언은 어쩌면 새로운 세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선박은 수십만개의 부품과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기 때문에 연료를 바꾸면 그에 맞는 추진 체계도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디지털 솔루션’ 개발과 판매에 나섰다.

HD현대는 지난달 27일 팬오션·포스에스엠·미국선급(ABS)과 ‘선내 안전관리 및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AI 솔루션 적용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탄소배출 저감에는 해양산업 분야 종합 솔루션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오션와이즈’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션와이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선박의 위치 정보만으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동시에 예측한다.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공하는 탈탄소 디지털 솔루션이다.

이처럼 디지털 솔루션의 핵심은 탄소 배출량 저감이다. 조선 3사는 201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솔루션을 준비했고 현재는 상용화 단계에 있다. HD현대의 오션와이즈처럼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에스베슬’과 ‘HS4’라는 명칭으로 디지털 솔루션을 부르고 있다.

디지털 솔루션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IMO가 선박탄소지약도지수(CII) 규제를 시행하면서 선주사들은 디지털 솔루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CII 규제는 매년 5000t급 이상의 선박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A부터 E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D등급 이하를 받은 선박은 재검증 전까지 운항 제한을 받게 된다.

가장 먼저 실적을 낸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2020년 싱가포르 선사에 에스베슬을 탑재한 15만t급 유조선을 인도했다. 노르웨이와 독일 선급으로부터 공식 인증 받은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선박이다. 비슷한 시기 디지털 솔루션 판매를 시작한 한화오션은 최근 수주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CC)에 HS4를 적용한다는 계약을 함께 맺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3월 오션와이즈에 관한 첫 상업 공급 계약을 포스코와 체결했다. 다른 두 조선사와의 차이점은 오션와이즈를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에 맡긴다는 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5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디지털 솔루션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HD현대마린솔루션에 디지털 솔루션을 아웃소싱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선 3사의 선박 디지털 시스템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