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 4일 발표한 ‘미국 스테인리스 강관 시장동향’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오일·가스 배관용 스테인리스 강관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90.2% 증가한 2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강관 수입 시장이 커지면서 2022년 미국의 한국산 강관 수입 규모도 1484만 달러로 전년(9845만 달러) 대비 50.8% 증가했다. 한국은 중국, 프랑스, 캐나다 등을 제치고 점유율 54%를 차지하며 1위 수입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국의 강관 수요가 본격적으로 급증한 시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줄인 때와 맞물린다. 러우 전쟁이 지속되면서 미국 내 시추 작업이 늘었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강관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비스월드는 2022년 미국 강관 제조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2.3% 성장했다고 밝혔다.
석유와 천연가스 시설투자가 아니어도 미국 강관 제조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탄소·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영향으로 해상풍력, 수소 에너지 저장·수요 분야 강관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신재생에너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강관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데 미국 강관 자급률이 높지 않아 수입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최대 강관업체 세아제강은 지난해 내수 매출은 줄어든 데 반해 수출은 1조132억원으로 전년(9969억원)보다 늘었다. 현재 한국산 강관은 미국의 수출 쿼터제를 적용받아 수출 물량이 제한돼 있지만 세아제강은 2016년 미국에 생산 법인을 설립해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강판 생산이 주력인 현대제철도 지난해 9월 강관사업 자회사를 설립하며 강관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쿼터가 정해져 있어 물량을 더 많이 판매한다기보다는 고부가가치 강관 판매를 늘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재는 철강시황이 좋지 않아 미국 공장 설립은 고려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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