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유환의 에너지 이야기]가스렌지부터 자동차까지···'전기화 시대'가 왔다

유환 기자 2024-05-12 06:00:00
화석연료 쓰던 주변 기구 전기로 바뀌어 전기 모터가 기관의 최종 발전 형태로 자리 발전 영역에선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도 커
서울의 주차장에 전기차가 늘어서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20세기까지 인류에게 가장 밀접했던 에너지는 화석연료였다. 등유 난로로 방을 덥히고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고 휘발유·경유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탔다. 이제는 온풍기, 인덕션, 전기차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바야흐로 전기가 최종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전기화 시대'가 온 것이다.

전기화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무(無)오염·친환경이다. 반대로 화석연료는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데다 열이나 소음도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화석연료는 전기에 비해 전 단계에 있는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기관(Engine)의 발전 형태로 봐도 전기는 가장 발전된 에너지원이다. 인류가 처음으로 만든 기관은 외연 기관이다. 연료를 보일러에 넣고 태우는 방식인데 대표적인 형태가 증기 기관이다. 다음으로 나온 게 휘발유·경유 차량 등 내부에서 연료를 태우는 내연 기관이다. 마지막이 전기로 움직이는 전동기(모터)다.

외연 기관은 기관차 크기까지 축소하는 데 성공했지만 자동차 크기엔 맞추지 못했다. 결국 자동차는 내연 기관의 차지가 됐다. 내연 기관은 가전, 드론 등 소형 기기에서 모터에 자리를 내줬다. 이처럼 기기가 단순·소형·경량화될 수록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기화 추세에 맞춰 전력 사용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 사용량은 2012년까지 9331킬로와트아워(㎾h)였지만 2022년엔 1인당 1만652㎾h로 늘어났다. 10년새 1인당 전기를 14.2% 더 쓰게 됐다. 이런 상황에 인구는 줄어도 전기 사용량은 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기화 시대에 치명적인 모순점도 있다. 전기가 친환경이고 무궁무진한 에너지원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태워 만드는 게 상당수라는 점이다. 국내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약 65%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50%대를 벗어나 있다.

이 때문에 친환경 발전으로 만드는 전기가 진짜 전기화에 걸맞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소와 같은 신(新)에너지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 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다. 발전 단계부터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게 전기화 시대의 새로운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