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산업포럼’은 ‘초저가 C-커머스 열풍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와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국 플랫폼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역으로 공략하는 방법과 국내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해외 플랫폼을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 처리가 가능한 법적 근거 마련 등 현안에 대한 다양한 해법이 도출됐다.
전 소장은 “중국은 CBT(국경 간 전자 상거래) 시범지역을 만들고, 정부가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완벽한 생태계를 형성했다”며 “유통과정에서 50%가량 중간 마진을 없애면서 차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휴대전화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게끔 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3년 전 중국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며 “우리나라는 역으로 공략하는 방법을 이용해 이들 플랫폼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중국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나아가 알·테·쉬에 대해 깊이 연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지난 2022년 93건에서 2023년 465건으로 1년 사이 500% 급증했다. 올해 1월에만 150여건의 소비자 불만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불만 유형 중에서도 배송 오류 등 계약불이행 건이 약 49%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는 계약해제·해지 건이 31%로 나타났다.
정 사무총장은 “환불을 위한 지나친 입증 방법을 요구하거나 환불기간이 120일 소요된다는 안내를 하기도 한다”면서 “더 큰 문제는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 플랫폼의 챗봇을 이용하면 한국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고객센터와 연결이 돼도 문제 해결을 요청하면 발신 전용 이메일만 반복적으로 수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사무총장은 “해외사업자는 국내법을 위반해도 규제 책임이 없다”며 “해외 플랫폼을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 예방, 피해 처리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 커머스 플랫폼은 지난 20여년간 시장·소비자 경험을 높였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1년간 중국 생산유통 시스템 경험은 소비자들을 온라인 쇼핑 유혹에 대해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진화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일회용품에 가까운 생활용품은 알·테·쉬를 이용하고, 일상적 생활과 연관된 소비는 쿠팡 멤버십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자기 이미지에 관련된 상품은 백화점·명품몰·패션전문몰로 향하는 소비 패턴이 정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중국산 제품을 단순 구매 대행하여 판매하던 온라인 판매자들이 유통구조에서 탈락하는 탈중간상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온라인 판매자 중 중견 판매자는 국내 플랫폼용 판매 상품의 제조원을 국내 제조업체로 전환하고, 중국에서 판매자 합작을 진행하면서 필요하다면 알·테·쉬 등에 입점한다는 기조 아래 체질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리테일이 무점포소매 등에서 다변화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편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생태계 구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 이사장은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융합하는 것인데 현장은 아직까지 아날로그 방식을 따르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갖고 있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해 산업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백화점을 보더라도 롯데카드를 갖고 있는 고객이 2000만명 이상인데 그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 이사장은 나름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자체 앱도 제작해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분석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의 밸류 체인을 버릴 수 없다보니 반쪽짜리 혁신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진 이사장은 “AI가 출현하면서 O2O에서 O4O 시장으로 바뀌었는데 국내에 전문가들이 별로 없는 점이 우려된다”면서 “올해부터 국내 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모델을 만들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