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2024 유통산업포럼] "C-커머스 사용 소비자 피해 막심…법적 근거 마련해야"

고은서 기자 2024-04-23 15:59:33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주제발표 소비자 피해 막심…고객센터 연결 어려움도 "피해 조치 위한 법적 근거 신속히 마련해야"
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초저가 C-커머스 열풍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이코노믹데일리 주최 '2024 유통산업포럼'이 열렸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소비자이슈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중국 직구(직접구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음란물 유통·지식재산권 침해 등 소비자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해외 플랫폼을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 처리를 조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코노믹데일리 주최 '2024 유통산업포럼' 두 번째 주제발표를 통해 C-커머스 소비자 피해 현황과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정 사무총장은 "국내 소비자 소비행태 변화로 중국 직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중국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불만도 함께 늘었다"며 "2021년 기준 5조1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해외 직구액이 2023년 6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평가다. 지난 2월 온라인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면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2위를, 중국 테무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 사무총장은 중국 플랫폼 주요 이슈로 배송 지연, 오배송, 상품 누락 등 계약불이행에 따른 소비자 피해뿐 아니라 △제품 위해성 △음란물 유통 △지식재산권 침해 △개인정보 유출 등을 꼽았다.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지난 2022년 93건에서 2023년 465건으로 1년 사이 500% 급증했다. 올해 1월에만 150여건의 소비자 불만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품목별로는 △의류·신발  △건전지 전자제품  △문화용품  △자동차부품  △화장품·보건용품 등이다. 

소비자 불만 유형 중에서도 배송 오류 등 계약불이행 건이 약 49%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계약해제·해지 건이 31%로 나타났다. 정 사무총장은 "환불을 거부하거나 까다로운 환불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환불을 위한 지나친 입증 방법을 요구하거나 환불기간이 120일 소요된다는 안내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고객센터 연결이 어렵다는 점이다. 정 사무총장은 "챗봇을 이용하면 한국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의사소통이 어렵다"며 "고객센터와 연결이 돼도 문제 해결을 요청하면 발신 전용 이메일만 반복적으로 수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통신판매사업자 신고를 하기 때문에 소비자보호법을 포함해 국내 법령 준수 책임이 있다. 반면 판매·대여 목적이 아닌 개인 사용을 위해 외국에서 구입하는 물품은 국내 안전 인증이 면제돼 판매자에게 시정 등의 요구를 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정 사무총장은 "해외사업자는 국내법을 위반해도 규제 책임이 없다"며 "해외 플랫폼을 대상으로 소비자 피해 예방, 피해 처리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