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관계자는 16일 “컨테이너 사업을 중심으로 벌크·통합물류사업을 확장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방침”이라며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는 한편 글로벌 수준에 걸맞는 대한민국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HMM은 컨테이너 부문의 선복량을 현재 92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2030년까지 150만TEU로 확대한다. 2026년까지 120만TEU 규모 선복량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계획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물량이다.
벌크 부문도 컨테이너 사업과 균형을 맞춘다. 현재 36척의 벌크선을 2026년까지 55척으로 늘리려던 원래 계획에 투자를 대폭 늘려 2030년까지 110척으로 수정했다.
벌크선을 늘리면서HMM의 사업 구조는 자연스럽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HMM은 컨테이너선에 매출이 쏠려 벌크선 부문 매출 비중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5%와 6%에 불과했다. 지난해 벌크선이 늘어나면서 매출 비중은 15%로 확대됐고 컨테이너선 실적 악화를 방어하는 역할도 했다.
이처럼 HMM이 선대 확대에 나선 이유는 해운업황이 나빠질 것이란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2022년 평균 3410이던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우리 선박을 공격한 뒤 1006까지 떨어졌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채 현재 1700대를 유지하고 있다. SCFI는 컨테이너 시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수다.
해운 사업 다각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때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자 해운업계에서는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을 파산 원인으로 꼽았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해운업 특성을 감안해 해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해운 외 수익 모델로 생존할 수 있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당시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운임 비중은 82%로 한 쪽에 쏠려 있었다.
구교훈 국제물류협회장이 제시한 모델은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다. 머스크는 컨테이너 터미널과 육상물류, 자산운용 등 해운 운송 외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구 회장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모두 해운업황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해운업을 포함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 안정적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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