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7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에서 8만6000㎥ 규모의 초대형 가스 운반선(VLGC) ‘태백 익스플러로’호를 인도받았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가 가스 운반선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둥이 선박인 ‘소백 익스플로러’호는 올 여름부터 투입된다.
화물창이 특수 재질로 제작돼 LPG뿐 아니라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당장은 LPG를 운송하지만 시장 수요에 따라 암모니아 운반선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암모니아를 공급받을 수 있는 수소 밸류체인을 일부 갖추게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새로 도입한 VLCG 2척을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트라피구라’의 LPG·암모니아를 운송하는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9월 현대글로비스는 트라피구라와 최대 10년간 전 세계 수요처에 LPG와 암모니아를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자동차 운반선 87척, 벌크선 10척, 탱커선(유조선) 10척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VLCG 2척을 추가하며 해상운송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내 종합 물류 업무를 넘어서 해상 운송, 배터리 재활용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충실히 다져 올해가 새로운 성장 첫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25조6832억원, 영업이익 1조554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영역별 실적은 △물류영역 매출 9조216억원, 영업이익 7454억원 △해운영역 매출 4조2113억원, 영업이익 2916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전 사업영역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NG 운송 사업을 꾸준히 키워온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카타르 2차 LNG 운반선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카타르에너지공사가 선박 발주를 위한 선주사를 선정한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에는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와의 LNG 장기 운송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향후 LNG 해상운송까지 가스 운반선 사업을 본격 확대하며 해상운송 사업의 다각화를 이루겠다"며 "나아가 미래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의 해상운송을 위한 역량 확보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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