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협에 방어하려면 아이언돔과 같은 방어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방어 시스템만으론 완벽한 방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하는 얘기도 나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발사한 드론·미사일 300여기 가운데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아이언돔은 10㎞ 이하 저고도에서 목표물을 요격하는 방공 체계로 2011년 실전 배치된 뒤 요격률 95%를 자랑하는 이스라엘 방공망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아이언돔이라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 LAMD를 개발하고 있다.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유도탄은 LIG넥스원이 담당하고 있으며 2029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우리 군은 LAMD가 저고도에서 날아오는 북한 장사정포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군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LAMD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어 체계인 점에 주목했다. 북한의 장사정포 수량과 한반도 지형을 고려하면 역할이 제한된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장사정포 약 5000문을 보유했다고 알려졌다. 이중 휴전선 부근에만 1100여문이 있으며 시간당 1만6000여발을 수도권에 쏟아 부을 수 있다.
아이언돔이나 LAMD의 문제는 이런 대량 공격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하마스 공격에 아이언돔이 무력화된 이유도 이틀 사이 3000여발이 넘는 로켓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한 번에 발사할 수 있는 유도탄 최대 수량은 800여발이다. 나머지는 레이더로 포착하더라도 요격하지 못한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국가안보학부 조교수는 "한 마디로 물량 앞에선 장사가 없다는 뜻"이라며 "북한 장사정포의 공격 역시 미국도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LAMD 등 다양한 형태의 방어체계를 복합적으로 구축해 각자의 단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부각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 교수는 "고고도, 중고도, 저고도에서 모두 방어할 수 있는 다층 대공망을 구축해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LAMD는 저고도에서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품 수급과 정비 편의성을 생각할 때 LAMD의 국산화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킬 체인의 필요성도 나왔다. 킬 체인은 정찰 자산으로 북한의 공격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타격하는 개념이다. 한국형 항공·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3축 중 하나다.
북한은 장사정포를 지하 갱도에 보관하고 있다가 포격할 때만 지상으로 끌어내 배치한다. 이 과정에서 대량의 물자와 인력이 움직이는데 킬 체인은 이를 포착하고 준비가 완료되기 전에 선제 타격한다.
최근 공격 무기로 주목받는 드론의 활용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는 "한반도는 산악 지형이라 저고도로 침투하는 드론을 레이더로 포착하고 요격하는 게 쉽지 않다"며 "값비싼 방어 시스템을 활용하기 보단 예비역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안티 드론팀 등으로 운영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