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10년간 투자해 온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를 전면 폐기했다. 이는 지난 2014년부터 총 100억 달러(약 13조4800억원)를 투자한 프로젝트다.
애플은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도 비용 등의 문제로 개발 계획을 취소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기판 위에 이어 붙이는 디스플레이다. 애플은 당초 애플워치 울트라 모델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하려 했다.
'폴더블 강자'로 꼽히는 삼성전자에 대항하려고 계획해 온 폴더블 아이폰·아이패드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폴더블 제품 시장의 성장세는 폴더블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출하량으로 짐작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폴더블용 OLED 출하량이 올해 2740만대에서 2028년 527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폴더블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출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했지만 기술력 문제로 오는 2026년 말 예고한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2027년 초로 미뤘다.
업계는 애플이 투자금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08년 세상에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 위기가 도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의 사업 부진을 이끈 건 AI 전략 부재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동안 애플은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애플은 오는 6월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AI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AI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듯 하다. 이미 빅테크부터 전자, 반도체 기업 등이 AI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AI 사업은 경쟁사 대비 굉장히 늦게 시작한 편인데, 아직도 어느 사업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찍먹(찍어먹기)'하고 있다"며 "개발 시작했다는 AI 탑재 가정용 로봇도 언제 어떻게 엎어질지 모른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측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 초 "애플이 AI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갤럭시S24 시리즈로 선전하는 삼성전자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올해 1억대 단말에 AI 기능을 탑재, 글로벌 AI폰 생태계를 선점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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