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각)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이번 금리 동결까지 연속 다섯 차례 금리를 유지한 것으로 한국(3.5%)과 기준금리 차는 여전히 2.00%p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황을 "우리는 지난 2개월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파월 의장은 "1∼2월 물가 지표가 2% 물가 목표 달성의 자신감에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통화정책 사례는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가르쳐준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발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지난해 말과 동일한 4.6%로 나타났다. 현재 금리가 5.25∼5.50% 수준인 걸 감안할 때 연내 0.25%p씩 세 차례 인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년 말 전망치를 3.6%에서 3.9%로 높였다. 즉 연준은 연내 금리 인하 계획은 있지만 그 속도는 천천히 인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도 물가와 금리에 대해 연준과 동일한 입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통위원은 아직 금리 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서둘러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동결과 안정에 접어들지 못한 물가 상황을 고려할 때 금통위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3.50%)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연준은 통화정책 전환을 무리하게 단행한다면 물가 인상을 초래할 수 있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는 이런 점으로 볼 때 미국은 빨라야 6월, 한국은 그 이후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 전망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2분기, 늦으면 3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리는데 한은이 먼저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이 6월에 금리를 낮추면 한은도 7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7·8월 중 한 번, 10·11월 중 한 번, 이렇게 연내 두 차례 내릴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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