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美 대선, 트럼프의 리턴 혹은 바이든의 재임…기후정책은 어디로?

박경아 편집위원 2024-03-12 06:00:00
트럼프, 파리협정 탈퇴전력 反환경주의자...당선되면 '바이든 지우기' 나설 것 환경보고서 "트럼프 당선되면 바이든 계획 대비 탄소 배출량 40억t 늘 것" 우리 기업 투자에 영향 준 IRA도 흔들릴 우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게 된 (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후보 사퇴를 선언,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그 결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굳어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11월 선거에서 재대결을 벌이게 됨에 따라 양측의 기후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자의 기후변화 대응 노선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단일 후보로 확정되고 난 뒤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박빙이거나 다소 바이든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환경론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이 되돌려 놓은 트럼프의 반(反)기후 정책이 되살아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20일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치른 후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흔적을 지우는 17개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그중 하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정 재가입이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협정 재가입 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왔으며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의 5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지웅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6일 이코노미조선에 실린 기고문에서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지난해 4월 공화당 재집권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 ‘프로젝트 2025’에서 새로운 보수 행정부의 전체 조감도 중 기후변화 관련 부분을 집중 소개했다. 

사실상 ‘트럼프 재집권 준비 계획’인 이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기후 광신주의(climate fanaticism)’라고 비난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은 △미국 서민층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가중하고 △좋은 일자리를 없애며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다음 행정부에서는 △모든 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 지원을 끝내고 △에너지 효율 기준을 없애며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파리협정은 물론 그 근간인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탈퇴를 제안하고 있다.

영국의 기후연구단체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지난 6일 공개한 보고서(Analysis:Trump election win could add 4bn tonnes to US emissions by 2030)에서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2030년까지 미국의 탄소 배출량이 바이든 대통령 계획에 비해 40억t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 40억t이 "유럽연합(EU)·일본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것과 같고,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은 전 세계 140개 국가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 양”이라고 평가하고  "미국 환경보호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40억t이 추가로 발생하면 9000억 달러 이상의 전 세계 기후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두 번째 임기에서는 지난 5년 동안 풍력, 태양광 및 기타 청정 기술을 전 세계에 배치함으로써 절감된 모든 비용을 두 배 이상 무효화할 것"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확한 영향과 상관없이 바이든의 기후 유산을 해체하려는 두 번째 트럼프 임기는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하려는 전 세계적인 희망을 끝낼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이 보고서의 ‘트럼프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해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기후 정책이 철회되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의 핵심 기후 대응 정책인 IRA 폐기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의 반기후 노선 여파가 제한적일 거란 주장도 있다. IRA 폐지에는 의회 동의가 필요한데, 이는 공화당이 미 하원과 상원을 장악해야만 가능하다. ‘트럼프 리턴’ 여부에 따라 미국의 기후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됐다. 그동안 미국의 IRA 지침에 따라 투자해온 우리 기업 활동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