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전자, 美서 '냉장고 압축기 결함' 또 피소

성상영 기자 2024-03-05 06:00:00
'20년 내구성' 홍보했지만…"7개월 만에 고장" "2800달러 냉장고 수리비만 2000달러" 불만
LG전자 냉장고 리니어 컴프레서(선형 압축기) 관련 미국 NBC 보도 장면 갈무리[사진=NBC 유튜브]
[이코노믹데일리] LG전자가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냉장고 부품 결함 관련 소송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사는 "원고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기사화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원성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NBC 샌프란시스코 지역 뉴스(Bay Area)와 현지 법무법인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냉장고 핵심 부품인 리니어 컴프레서(선형 압축기) 수명이 광고보다 훨씬 짧다는 이유로 다수 소비자로부터 피소됐다. 소송을 대표하는 아자르 무자리 변호사는 "(최근) 2주새 수천통에 달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LG전자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2018년 이후 판매된 양문형 냉장고다. LG전자는 선형 압축기 수명이 최장 20년이라고 홍보해 왔지만 일부 소비자는 그 절반도 안 되는 기간에 제품이 고장났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짧게는 7개월, 길어야 4~5년 만에 부품이 망가져 냉기를 유지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압축기는 냉매를 이용해 공기를 냉각, 이를 냉장고 내부로 순환시켜주는 장치다. LG전자는 선형 압축기가 기존 인버터 압축기와 비교해 전력 소모가 적고 냉각 효율이 뛰어날 뿐 아니라 소음이 낮다고 강조해 왔다. 무엇보다 20년 내구성을 갖췄다며 10년 보증을 약속했다. 압축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공기를 차갑게 식히지 못해 냉동실 얼음이 녹거나 냉장실에 보관 중인 식품이 상할 수 있다.

이같은 증상은 샌프란시스코가 속한 캘리포니아주 이외에도 미 동부 필라델피아 지역에서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자리 변호사는 "이것(결함)은 전국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압축기 결함을 호소한 소비자 중에는 냉장고 가격(2800달러·약 372만원)과 맞먹는 2000달러(266만원)를 수리비로 지출한 사람도 있었다. 무자리 변호사는 지난달 말 기준 소송에 참여한 원고가 1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앞서 2020년에도 냉장고 압축기 관련 소송을 당했다. 당시 문제가 된 제품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일부 모델이었다. LG전자는 이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당 50~3500달러를 보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제품 결함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