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하면 더 싸진다는데…가벼운 전기車 '톱5'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개편하자 자동차 업계도 판매 전략 수정에 나섰다. 가볍고 주행거리가 길면서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차량에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새 지침이 공개된 이후 주요 완성차 브랜드는 가격 할인을 내걸었다. 차량별 보조금 격차가 커짐에 따라 차체 무게를 줄이고 전비(전력 소모 효율)를 개선한 고효율 전기차 출시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가운데 트럭·버스 등 상용차와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하고 무게가 가장 가벼운 승용 차량은 기아 레이 EV(공차중량 1295㎏)였다. 이어 미니 일렉트릭과 푸조 e-208, e-2008,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순으로 나타났다. 각 차종별 가장 기본 트림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가벼운 순으로 5위권까지는 1700㎏ 미만 차량이 포진했다. 공차중량 2000㎏ 미만 차량 14종 가운데 공차중량 10㎏당 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은 볼보자동차 EX30(2.68㎞)였다.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니로 EV(2.35㎞)가 가장 길었다.
  문제는 보조금이다. 올해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개편으로 너무 큰 차나 경차보단 소형에서 중형급 차량일수록 유리해졌다. 장르에 따라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보단 세단이 더 많은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이는 정부가 보조금 축소 기준점으로 제시한 주행거리(400㎞)를 넘기고 전비를 높이기 쉬워서다. 대형차는 무게가 2.5톤(t)에 육박하는 게 대부분이고 경차는 배터리 용량 한계 탓에 주행거리가 300㎞를 넘기 어렵다. 또한 같은 급이라도 무게나 공기저항 측면에서 세단이 훨씬 효율성이 좋다.

실제 올해 환경부 기준을 적용한 전기차 보조금을 비교하면 중형 SUV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중형 세단 아이오닉 6가 각각 690만원(가격 할인 비례 40만원 포함)을 받아 최다 수혜 차종이 됐다. 그 다음으로 많은 보조금이 지급되는 차 또한 아이오닉 5와 같은 중형 SUV인 기아 EV6(684만원)다. 세 차종 모두 뒷바퀴에만 모터가 탑재된 2WD 롱레인지 모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입차는 차량 가격이 동급 국산 전기차보다 적어도 수백만원 이상 비싼 탓에 보조금을 100% 받기 어렵게 됐다. 국내 기업에 혜택을 몰아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폭스바겐과 테슬라·폴스타 등 수입차 브랜드는 일제히 가격을 할인하거나 저가 트림(세부 모델)을 신설해 보조금 축소에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