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제철 '재무통' 서강현 사장, 4중고 속 수익 방어 '특명'

장은주 기자 2024-01-18 06:00:00
경기침체·원자재값·중국·탈탄소 탓 실적 악화 서 사장, 현대차·제철 CFO로 재무 안정 성과 내부서도 "깔끔한 업무 처리로 신망 두터워"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사진=현대제철]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재무통(通)으로 정평이 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악전고투를 거듭한 상황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최고경영자(CEO) 선임은 업계에서 눈길을 끌었다. 서 사장은 내부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서 사장은 무리한 사업 확장보단 수익성 방어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인상, 중국 등 수입산 제품의 저가 공세에 더해 탄소중립 압박까지 4중고를 겪은 철강업은 올해도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신용등급의 가장 기초인 재무안정성 관리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현대제철 CEO로 취임하기 전 재무 관련 업무를 맡을 때마다 이를 깔끔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서 사장이 CFO로 일할 당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며 "직원들 사이에선 책임감 있는 리더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서 사장은 2019년 경쟁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2020년엔 만성 적자였던 단조사업을 분리해 현대IFC를 설립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순천공장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서 사장의 과감한 결정은 이듬해 글로벌 철강 호황에 힘입은 현대제철 사상 최대 실적의 초석이 됐다. 2021년 현대제철 매출액은 22조8499억원, 영업이익 2조4475억원이었다.

서 사장은 재무적 성과를 비롯해 자동차와 철강업을 두루 경험한 만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수익성 확보 등 사업구조 개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서강현 체제로 접어든 현대제철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는 동시에 친환경 철강사로 거듭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현재 철스크랩과 직접환원철(HBI) 등을 함께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신(新) 전기로인 '프리멜팅 전기로' 구축을 위해 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투자 규모는 1564억원이며 완공 시점은 오는 9월로 예정됐다.

한편 서 사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방향성을 견지하고 올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 한다"며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안전에 대한 원칙과 기업 방향성, 사업 전략을 이정표 삼아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