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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주의 여車저車] "수입차보단 제네시스".…제대로 주도권 쥔 '정의선'

장은주 기자 2024-01-13 06:00:00
'가성비' 현대차의 도전, 글로벌 시장에 통했다 제네시스, 전동화 전환으로 경쟁력 강화 모색
제네시스 G80[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코노믹데일리] 국내외 완성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잘 다진 제네시스가 전기차 전환을 기회로 삼고 고급차 역사를 새로 쓸 방침이다. 당초 국내에서는 벤츠·BMW·아우디·볼보·렉서스 등 수입차들이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갖고싶은 드림카로 수입 외제차가 아닌 제네시스를 뽑는 소비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비약적인 성장이 입증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심에 있다. 그는 브랜드 초기 기획부터 인사 영입, 조직 개편 등 출범 전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정 회장의 첫 번째 승부수로 평가되는 제네시스의 출범은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하던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의 경쟁력을 두고 많은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015년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은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이라며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뭐든지 도전해야 변화할 수 있고 바뀌어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네시스는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판매량을 높여갔다. 2016년 5만7451대를 시작으로 4년 뒤인 2020년에는 13만2450대를 판매하며 연간 판매 10만 대를 넘어섰다. 그리고 지난 2023년, 출범 7년 10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라는 영예를 안았다.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인기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기존 미국 완성차 시장을 장악하던 일본 브랜드들이 최근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 땐 제네시스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5만640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4만9621대)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제네시스가 2016년 미국 시장 진출 후 5만대 이상 판매고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1위 판매 업체인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지난해 25만8704대를 팔았다. 이는 2022년(30만4475대) 대비 15.0% 급감한 수치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판매 1위를 달리던 도요타는 반도체 수급난 대응에 실패하며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제네시스는 전동화 전환기를 본격적인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집중한 도요타와 달리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덕분에 이미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 렉서스는 2030년 모든 차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고, 2035년 100% 전동화를 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