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벌레 생닭’ 사건 이후 5일 만에 기자들 앞에 섰다. 이 자리는 어린이용 식품 브랜드 ‘푸디버디’를 소개하기 위한 기자간담회였다. 그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네 아이의 아버지임을 공개하며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가 이뤄지는 동안 위생 논란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하림 측의 공식 사과가 담긴 보도자료나 설명자료도 없었다. 김 회장은 푸디버디 제품 시식 시간 기자들에게 “신제품 맛은 좀 어떠냐” 등의 질문을 던질 뿐이었다.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브랜드 소개와 시식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 회장은 해당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벌레 생닭에 대한 질문에 직접 대응하는 것이 부담 됐을까.
그는 모든 기자들이 있는 공간이 아닌, 사진·영상 기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미니 인터뷰 시간에 모습을 보였다. 질의를 하기 위해 간담회 자리에 끝까지 있었던 기자들이 허무할 정도였다.
김 회장은 미니 인터뷰에서 제기된 벌레 논란에 대해 “친환경 농장이라 벌레가 많을 수밖에 없다”, “가공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 “해당 벌레는 인체에 무해하다”, “위생관리 잘 하겠다”라는 답변이 끝이었다. 그 어디에서도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 벌레 생닭을 구매한 소비자가 섭취를 했었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룹을 책임지는 김 회장이 기자들 앞에 섰던 만큼, 직접 입을 통해 사과와 대책을 밝히면 좋았을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육계 사업을 대표하는 만큼 애로 사항도 있을 것이다. 벌레가 나온 건 실수였어도 ‘친환경이니 그럴 수 있다’는 식은 소비자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김 회장의 조금 더 책임감 있는 경영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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