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저축은행이 올해 가계 신용대출 규모를 급격히 줄였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급등하면서 대출 문을 걸어 잠근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금리는 4.15%로 전년 동기보다 0.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예·적금(수신)으로 자금조달 수단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수신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도 영향을 받게 되는 구조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오른 것과 더불어 지난해보다 연체율까지 높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 가계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이 공급한 신규 가계 신용대출 금액은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저축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 규모 17조2000억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 보다 1.92%포인트 올랐다. 더불어 대내외 경제 악화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건전성 제고를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 취약계층(중저신용자)이 불법 사금융 시장에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사채 피해 건수는 6712건, 평균 대출액은 382만원, 평균 금리는 414%였다.
급전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양상을 띠면서 금융 당국은 연내 서민금융 효율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희곤 의원은 "저신용·저소득 취약 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서민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서민금융자금 출연 및 공급 확대를 위해 5대 시중은행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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