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0년 지나도 여전한 수수료 전쟁…보험료 카드 납부 '무용지물'

지다혜 기자 2023-08-30 17:12:56
당국 유도에도 지지부진…소비자 편의성↓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보험료수입 가운데 카드 결제 금액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카드 납부 서비스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진척이 없어 소비자의 불편함만 커지고 있다.

30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료수입은 37조7282억원으로 그중 카드 결제 금액은 7조3738억원이었다. 신용카드납 지수는 19.5%로 집계됐다.

특히 종신·저축성보험 등 장기 납입 상품이 많은 생보사의 경우 신용카드납 지수가 5.1%로 저조했다. 반면 손보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30.5%로 생보사보다 높았다.

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 결제 활성화가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가맹점수수료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 가맹점 기준 1.8~2.2%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데 보험사들이 수수료가 비싸다며 카드 결제를 꺼리는 것이다. 그 때문에 카드 결제가 가능한 상품이어도 특정 카드사의 카드만 결제가 되도록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험료 카드 결제 서비스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편익성은 낮다. 보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험금 납부 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 불편하다는 글이 많았고, "설계사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한 곳도 있어 번거롭다"고 하는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험료 카드 납부 활성화를 위해 금융 당국도 지난 2018년부터 각 협회에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비율을 공시하도록 해 카드 납부를 유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보험업계는 현재 수수료가 비싸다고 하지만 카드 업계는 형평성에 맞게 수수료율을 측정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카드 수수료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적격 비용을 산정한 후 가맹점수수료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