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은 판매액, LG는 OLED로 "이겼다"…TV 시장 '신경전'

성상영 기자 2023-08-21 17:57:21
삼성, TV 판매 금액 점유율 31.2% '1위' LG는 OLED 출하량 55.7% 차지해 선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한 LG전자 '시그니처 올레드 에보 M'(왼쪽)과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를 적용한 삼성전자 '98형 네오 QLED TV'[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기업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1등을 자처하고 나섰다. 숙적인 두 기업은 나란히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분야를 앞세우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21일 발표한 2분기(4~6월) TV 시장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1~6월) 판매 금액 기준 점유율 31.2%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LG전자는 16.2%를 기록했다. 판매 금액 통계는 TV 판매 대수와 상관없이 전체 매출을 토대로 집계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TV 판매 금액 1위를 수성했다. 올해도 상반기 30% 이상 점유율을 보이며 18년째 같은 타이틀을 지켜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TV 업체의 거센 도전 속에서 프리미엄과 초대형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 TV 판매 금액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밀렸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만큼은 얘기가 달랐다. 상반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9270만6600대로 이 가운데 OLED TV는 239만200대였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LG전자가 55.7%나 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14.7%(35만2000대)로 다소 열세인 모습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를 입혀 색 표현력과 밝기, 화질을 개선한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주로 쓰이는 소형은 삼성이, TV에 쓰이는 중·대형은 LG가 강점을 보여 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7~12월) 들어 미국과 국내 시장에 LG OLED 패널을 탑재한 83형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OLED TV에 대적해 삼성전자가 대형·프리미엄 시장에서 내세운 제품은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TV다. QLED는 이전 세대 기술인 액정디스플레이(LCD)와 기본적인 구조는 같지만 아주 미세한 입자를 입혀 빛을 낸다. 삼성 QLED TV는 상반기 400만대가량 팔렸는데 아직까지는 OLED TV 총 판매량보다 많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헷갈린다는 반응도 나오는 가운데 두 회사가 숫자를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2500 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네오 QLED를 앞세워 금액 기준 61.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힌 반면 LG전자는 "75형 이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64.2%로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