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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유석 금투협회장, 직전 근무지 '특수관계' 의혹…자격 논란엔 선긋기

박이삭 기자 2023-08-17 05:00:00
계열사 수장 퇴임 후 현재 '특별관계자' 유지 미래에셋생명-자산운용, '신용공여 관계' 포착 법조계 "운용사 CEO 이력 특정이익 대변 우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사진=금투협/자료사진]
[이코노믹데일리]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특정 회사의 '특별관계자'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협회장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금투협 주요 회원사이자 서 회장 직전 근무지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또 다른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생명과 현행법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의 신용공여 관계를 맺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16일 취재 결과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4월 발간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 보고서(일반)'에 따르면 서 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의 26번째 특별관계자로 등재돼 있다. 앞서 서 회장은 계열사 임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CEO) 자격으로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렸으나 임원에서 물러난 현재까지도 특수관계를 유지하는 셈이다.

우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상 서 회장의 석연치 않은 자격에 의혹이 제기된다. 작년 11월 서 회장이 출마한 제6대 금투협회장 후보자 모집공고에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제5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 분'을 지원자격으로 제시했다.

이 중 8호는 '해당 금융회사의 공익성 및 건전경영과 신용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금융회사 임원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금융사지배구조법(시행령 제7조)은 해당 회사와 '거래잔액 10억원 이상(금융위원회 고시 기준) 여신거래규모를 지닌 기업'과 특수관계가 있는 사람에 대해 '해당 회사의 자산운용과 관련하여 특정 거래기업 등의 이익을 대변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구체적으로 표기하고 있다.

핵심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이 10억원 이상 신용공여 관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서 회장이 CEO로 재직했던 곳인 동시에 자산운용업계에서 압도적 1위 실적을 달리는 회원사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불거진 대목이다.

미래에셋생명이 공개한 자산운용 공시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용공여가 이뤄졌다. 부동산 담보인 490억원 규모의 해당 토지는 전남 여수시 '경도'라는 섬으로 명시돼 있다.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여신거래잔액 10억원을 훌쩍 웃도는 액수다.

해당 거래 적용금리는 최대 4.60%로, 운영자금 용도에서 지난 2020년 2월 성사됐다. 이 시기는 작년 금투협회장 모집공고가 나오기 한참 전이자 서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 CEO를 맡았던 때이다.

이 거래 만기일은 2026년 1월 28일인데, 서 회장 임기 종료일인 2025년 12월 31일보다 한 달가량 늦다. 거래 시기와 서 회장 임기가 완전히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정황을 둘러싼 복수의 법조 전문가는 서 회장의 이해충돌 소지가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A변호사는 "'해당 회사'가 금투협 자체가 아닐지라도, 금투협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주요 회원사로 포괄하는 까닭에 폭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판결까지 가야 정확히 판가름 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근거로 서 회장이 특수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동법 시행령 제141조(특별관계자의 범위)에서 '특수관계인이 소유하는 주식 등의 수가 1000주 미만이면 특수관계로 보지 않는다'는 세부조항 때문이다.

B변호사는 이에 관해 서 회장의 이해충돌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자본시장법과 금융사지배구조법은 엄연히 별개 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자본시장법에서 내세운 특수관계 범위가 금융사지배구조법에 적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은 △배우자 △혈족·인척·직계존비속·생모 등과 더불어 회사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계자를 특수관계 범위로 한정한다. 서 회장이 더 이상 계열사 CEO가 아니지만 미래에셋생명 특별관계자로 등재된 것과는 상반된 조항임을 볼 수 있다.

서 회장은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명시한 해당 회사를 금투협으로만 봐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취재진에 "협회와 여신거래잔액 10억원 이상인 자의 경우 협회 임원이 되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며 금투협과 미래에셋생명 간 여신거래잔액이 0원이므로 본인이 협회장 결격 사유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소지에 대해서는 "출마 때부터 특정 회사가 아니라 회원사 전체를 위해 일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며 "(종전에) 보유한 미래에셋생명 주식 가액도 2000만원도 채 안 되는 수준이라 특수관계인이라 볼 수 있는 수준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생명 측도 "지분변동 공시는 대주주 지분이 1% 이상 변동하는 경우 직전공시 이후 변동사항을 모두 공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서 회장 명단이 포함된 것으로, 현재는 특별관계자가 아니"라며 "올해 2월 공시에도 이미 명단에서 제외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