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교촌, 지난해 영업이익 '곤두박질'…등돌린 소비자 왜?

김아령 기자 2023-04-24 18:09:39
작년 개별기준 영업익 29억원…전년比 90%↓ 작년 원부자재 부담으로 영업익 감소 정부 인상 자제 요청 속 가격 인상해 소비자 '원성'…올 1분기 실적 전망 '부정적'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이코노믹데일리]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분의 1로 쪼그라들어 ‘치킨 빅3’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교촌 측은 지난해 급격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저하라 해명했지만, 수익성 확보를 이유로 꺼낸 가격 인상 카드가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치킨 3만원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온라인상에선 교촌 대체품을 찾는 소비자까지 늘어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90%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 bhc는 영업이익이 1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5075억원으로 6% 늘었다. 매출원가는 3161억원으로 14% 늘었고, 매출총이익은 1913억원으로 4% 줄었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매출액 4188억원, 영업익 6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6%, 5% 증가하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교촌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데는 급격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컸다. 상품 생산에 드는 비용인 매출원가는 4303억원으로 전년 4087억원 대비 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은 6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여기에 시장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가맹점 수익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점도 소비자들로부터 냉소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3일부터 소비자 권장가격을 품목별로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렸다. 2021년 11월 업계 처음으로 가격을 8.1% 인상한 이후 1년 반 만에 가격을 다시 한번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인기 제품인 허니콤보, 반반콤보는 2만3000원이 됐다. 배달료까지 합치면 치킨 한 마리를 시켜 먹는데 3만원 가량이 드는 셈이다.
 
특히 이번 인상은 정부가 식품 및 외식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교촌치킨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격을 상향했다. 값이 너무 오른 탓일까.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이 하나 둘 교촌치킨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누리꾼들은 “다른 브랜드는 가격 인상 고려안하고 있다고 하니 거기로 돌릴까 싶다” “교촌치킨 단독으로 불매 실천 중입니다” “비싸서 안사먹으면 매출이 더 떨어지는게 아닌건지?” 등 여러 반응을 보였다.
 
또한 교촌치킨을 대체할 만한 제품을 묻는 글에는 여러 치킨 브랜드 제품이 거론되며 누리꾼 간 의견이 오가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는 교촌치킨을 대체할만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콘텐츠도 올라와 있다.
 
상황이 이렇자 올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진투자증권은 교촌치킨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한 66억원으로 전망했다.
 
김준영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유통해 이익을 창출하는데, 인건비·전기료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하면서 최종 소비자 부담이 증가했다”며 “가격을 인상했지만 수량 감소 리스크 또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