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증권가, STO 신사업 앞두고 속앓이…수익성 "반신반의"

박이삭 수습기자 2023-03-09 14:40:01
업계 "새로운 시장이지만 큰돈 될는지 의문"

자료사진 [사진='안드리오토 파이낸셜 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증권사들이 토큰증권(STO)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고 공표한 상황에서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큰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성을 거둘 수 있을지 미심쩍다는 이유에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STO 사업자 간 생태계를 강화하고 협업을 강화하고자 관련 협의체인 'ST 오너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ST 오너스 주요 사업자로 펀더풀(공연·전시)·서울옥션블루(미술품)·스탁키퍼(한우)·알엔알(영화 콘텐츠 배급)·하이카이브(실물자산 기반 STO 발행유통 플랫폼)·웹툰올(웹툰) 등이 관여하며, 블록체인 개발업체 'EQBR'·분산암호기술 전문기업 '하이파이브랩'·디지털자산 전문기업 '웨이브릿지' 등 기술회사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STO 플랫폼에 대한 핵심기능 개발작업·테스트를 최종 완료한 뒤 올해 상반기 중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핀테크 스타트업 '에이판다파트너스'와 함께 추진한 STO 플랫폼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 아울러 STO를 활용해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체 블록체인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STO가 플랫폼 구축 비용 대비 실효를 거둘지 의문스럽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미술품·영화·음원 등 상품화할 수 있는 요소가 다양하다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그런 투자상품들의) 가격 변동성이 작을 것 같아 투자 메리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200만원어치 한우가 400~500만원으로 뛰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처럼 한 사람이 투자하기 어려운 상품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데다 그간 조각투자 규모가 영세했다는 약점이 있다며 수익성을 거두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중 STO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힌 대형 증권사 관계자마저도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고 봐서 수요를 확인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면서도 "개인 고객에게 어필할 만한 부분이 많겠지만 큰돈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제도기반을 마련하고자 법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당정 간담회에서 STO 발행·유통에 대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올 상반기 중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윤길 금융감독원 증권발행제도팀장은 "조각투자 등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에 대비해 세부 심사기준을 정비하고 투자계약증권 및 수익증권 관련 장외거래중개업자의 인허가 심사기준과 영업행위 규칙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