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18일 운송 거부에 대한 조사를 고의 방해한 혐의로 화물연대 측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가 화물연대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적용이 가능한 사업자 단체로 못박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행위를 공정위가 직접 제재할 가능성도 커졌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2021년과 지난해 화물 운송을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와 관련해 3차례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 단체가 소속 사업자에 대해 업무 거부를 강요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업무를 방해하지 못하게 돼 있다.
검찰 고발은 현장조사 착수 47일 만에 결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화물연대 측이 '(화물연대는)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이므로 공정위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조사를 일절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 방해는 조직 차원에서 실행됐으며 이에 따라 원활한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차주들이 모인 사업자 단체로 공정거래법에 따른 불공정 행위 조사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화물연대는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지만 노조 지위를 갖는지 여부를 놓고 오랜 기간 논쟁이 이어졌다.
화물연대는 공정위 고발 결정은 원천 무효라며 "표적 탄압"이라고 맞섰다. 화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법원 판례에 따라 화물연대 조합원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며 "화물연대는 합법적으로 설립 신고된 공공운수노조 산하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물연대는 "공정위가 파업 정당성을 제거해 노조 존립을 흔들어 보려는 술책"이라며 "공정위 존재 이유를 스스로 훼손하는 전혀 공정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고발 결정으로 공정위가 화물연대를 본적적으로 제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공정위는 "적법 절차 원칙에 따라 피조사업체 방어권을 충실하게 보장하되 조사를 거부·방해하는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강제 수사권은 없지만 고의로 조사관의 현장 진입을 막거나 조사를 방해한 때에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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