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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단숨에 증권사 순익 1위로…히든카드 부동산PF

박이삭 인턴기자 2022-12-28 11:00:00
3Q 순익 4700억…메리츠 "비결은 선순위 PF"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에 위치한 메리츠증권 [사진=메리츠증권]

[이코노믹데일리] 역대급 증시 한파 속에서도 메리츠증권의 '선순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략이 실적 독주를 견인하고 있다. 증권사 당기순이익 기준 작년 6위였던 메리츠증권이 올해 단숨에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세전)은 4688억원으로 자본총계 기준 업계 상위 증권사 10개사 중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2위다. 지난 7월 신한투자증권이 본사 사옥을 4438억원에 매각한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증권이 사실상 최대 순익을 기록 중이다.

나머지 증권사들이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 실적에 머문 반면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익이 57억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순익 기준 10개사 중 중위권에 그쳤으나, 별다른 이변이 없는 경우 올해에는 무난히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의 약진 비결은 선순위 부동산PF 전략을 고수한 데 있다. 부동산PF 중 95% 이상을 선순위로 구성해 가장 먼저 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중·후순위에 비해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위험요인(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부동산PF 시작한 2010년부터 최알렉산더희문 대표 지시로 선순위 고비중을 유지해 왔다"하고 설명하며 최근 불거진 금융투자업계 부동산PF 이슈는 중·후순위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선순위 금리 수준은 PF가 위험하다는 심리와 거리가 먼 규모라는 해석이다.

메리츠증권은 내년에도 선순위 기조로 부동산PF를 진행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한 차례도 디폴트를 선언한 적 없게끔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부동산PF 선순위 비중을 95% 이상 유지하고 LTV의 경우 50%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