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에 2조원대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올해 주식시장이 가라앉으며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지자 직접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전날(21일) SK온은 2조8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SK이노베이션이 2조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가 8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우선 이달 안에 1조원을 출자한 뒤 남은 1조원은 내년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성장성을 확신하고 직접 투자를 통해 중장기 배터리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업 가치 상승을 이끌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SK온이 포드,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등 고객사 물량을 수주하며 사업 확장을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차질 없는 투자금 확보로 성장세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PE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는 올해 안에 출자를 진행하고 내년에 최대 5000억원을 투자로 SK온에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1조3000억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공시했다.
SK온은 투자금을 지속해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SK온 관계자는 "한국투자PE 외에도 추가적인 외부 투자자 유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미국과 헝가리 등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에 쓰인다.
SK온은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탄생한 회사다. IPO와 증시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올해 들어 주식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올해 초에는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4조원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미국발(發) 금리 인상 후폭풍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며 실현되지 못했다. 결국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직접 수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규모로 자금을 동원해 배터리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상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SK온 IPO 시점에 대해 "202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IPO를 통한 투자자 모집이 성공하려면 기업 가치가 충분히 높아야 한다. 현재 SK온 기업 가치는 2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유상증자와 추가 재무적 투자자 유치에 성공하면 25조원 이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SK온의 투자 재원 확보는 투자자 유치와 국내외 정책금융 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을 포함한 여러 방법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SK온이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루고 SK이노베이션 기업 가치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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