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하원을 장악한 가운데 국내 완성차업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 가능성 등을 주시하며 실익을 따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안도하고 있다. 그간 공화당은 IRA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만큼 IRA 법안에 줄곧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현대차 미국법인이 올해 미국 정당 기부금 90% 이상을 공화당에 투자한 것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최소 220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과반 확보를 위한 요건 218석을 넘겨 공화당이 민주당을 제치고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자동차만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이다. 사실상 보조금 개념으로 전기차를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대부분의 외국 자동차 기업들은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IRA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특히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다수당이 될 경우 첫날 IRA 관련 예산 폐기를 예고했다.
공화당의 하원 장악으로 현대차그룹은 IRA 개정을 위해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공화당의 하원 승리는 현대차그룹에게 큰 호재"라며 "여전히 IRA 개정은 쉽지 않은 과제지만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신공장 건설 확정으로 미국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당초 미국 정부의 IRA 시행으로 인해 착공을 미루거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대차그룹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HMGMA는 1183만㎡(약 358만평) 부지에 연간 30만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1~6월)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당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와 파트너를 찾았다"며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뿐 아니라 한국지엠도 미소를 짓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전기차 생산 일감 배정에 대한 가능성이 다시 열렸기 때문이다. IRA가 개정 없이 시행될 경우 한국지엠의 전기차 생산 희망은 완전히 사라진다.
다만 IRA 개정안이 양원을 통과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미국이 보호 무역 주의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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