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재용, 부산서 '상생 행보'…삼성式 혁신 수혈한 중소기업 '눈길'

성상영 기자 2022-11-08 16:29:09
이재용 회장, 부산 도급업체 '동아플레이팅' 방문 삼성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으로 '청년 기업' 변신 李, 삼성전기 서버용 패키지 기판 출하식도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오후 부산 강서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27일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광주에 있는 협력사를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부산의 한 중소기업을 찾았다. 취임 후 두 번에 걸친 현장 경영 행보에 '상생'을 덧붙이면서 동반성장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8일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내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받은 업체다. 이 회장은 동아플레이팅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동아플레이팅은 자동차용 볼트·너트 등 금속 부품 표면을 니켈·아연으로 방청 처리하는 도금업체다. 지금은 '도금'이라는 말 대신 '청정표면처리'라는 말을 사용하는 추세다. 위험하고(Dangerous), 힘들고(Difficult), 더럽다(Dirty)는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한몫했다.

도금은 주조, 금형, 용접 등과 더불어 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 산업'으로도 불린다. 이들 산업은 생산 활동에서 없어서는 안 되지만 청년 구직자가 기피하는 대표적 직종이다. 따라서 고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동아플레이팅은 2018년 삼성으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이전부터 생산량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전사적 지원 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며 스마트공장 전환 노력을 기울였으나 한계에 부딪혔다. 삼성전자의 중소·중견기업 상생 프로그램인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참여하며 변화를 맞았다.

동아플레이팅은 삼성전자 지원을 받아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하고 제조 혁신에 팔을 걷었다. 삼성전자는 동아플레이팅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설비 개선을 도왔다. 그 결과 스마트공장 구축 이전과 비교해 생산성은 37% 상승하고 불량률은 77% 감소했다.

근무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그러자 청년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삼성이 도움을 준 곳이라는 소문이 퍼진 영향도 컸다. 중소벤처기업부로(중기부)부터 '스마트공장 우수기업'에 선정된 2019년에는 경리 사원 1명을 뽑는데 200명 가까운 인원이 몰리기도 했다. 현재 동아플레이팅 임직원 평균 연령은 32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2800여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왔다. 올해까지 합치면 3000곳이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중기부와 협력해 거래 관계가 아닌 업체에도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동아플레이팅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으로 이동했다. 이 회장은 이날 열린 서버용 패키지 기판(FCBGA) 출하식에 참석했다.

FCBGA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기판으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삼성전기가 이날 처음 양산한 서버용 FCBGA는 명함 크기 기판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단자를 6만개 이상 집어넣고 소모 전력을 50%로 줄였다.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고성능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오는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165억 달러(약 22조89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