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기업 SWOT]<6>이랜드리테일

주진 생활경제부 기자 2022-08-18 14:11:30
이랜드리테일, 하이퍼마켓·패션브랜드 분할… 3개 전문회사 체제로 이랜드리테일, 부동산 개발·중간지주회사 역할 이랜드홀푸드 킴스클럽·NC식품관 운영하면서 신선식품·온라인시장 확대 방침 애슐리퀸즈 등 외식사업도 연계 이랜드글로벌패션 NC픽스 필두 글로벌 브랜드 직수입 전문성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 키워 브랜드 단독 온라인몰 공격적 오픈

뉴코아 강남점 외관[사진=이랜드리테일]

[이코노믹데일리] 이랜드가 한국유통 사업 부문의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사업부 재편을 단행하고 이랜드리테일을 3개의 전문회사로 분할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랜드리테일의 하이퍼마켓 사업 부문과 패션브랜드 사업 부문을 각각 떼어내 ‘이랜드홀푸드’와 ‘이랜드글로벌패션’이란 신규 법인으로 전환한다. 

분할존속회사 이랜드리테일은 특정매입 사업 부문을 통해 입점 수수료 및 임대 수익을 유지하면서, 부동산 개발 및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회사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의 유통사업 부문을 운영하는 계열사로 NC, 뉴코아,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44개의 국내 최다 유통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10월 초 분할 기일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혼재되어 있던 사업 부문이 재편되고 전문성이 강화되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분할될 신설회사는 경영의 투명성과 독립 경영의 토대를 갖추게 될 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 확보와 의사 결정의 속도가 올라가고 투자 부문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랜드리테일]


◇이랜드홀푸드, 신선식품‧온라인 시장 확대…외식‧가정간편식 ‘쌍끌이’

‘이랜드홀푸드’는 ‘킴스클럽’과 ‘NC식품관’을 운영하면서, 지분 투자를 완료한 오아시스와의 협업을 통해 산지 신선식품 시장과 온라인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6월 오아시스마켓에 33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외식사업 부문인 ‘이랜드이츠’의 운영 부문과 협업해 가정간편식 부문 및 외식 식자재 소싱 부문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랜드이츠는 수익 측면에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이랜드이츠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5월은 흑자폭이 더 상승했고, 6월은 매출 성장세가 더 큰 만큼 수익폭이 더 늘어났다. 이랜드이츠는 야외 마스크 의무 해제 등 방역조치 완화로 외식 수요가 급증했고, 그 동안 준비해온 프리미엄 전략이 맞물리며 매출이 상승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전년 대비 60%가 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랜드는 2020년부터 애슐리 클래식, 애슐리 더블유 등을 프리미엄 모델인 애슐리퀸즈로 전환, 현재 운영되고 있는 매장은 전부 애슐리퀸즈다. 코로나19로 외식 수요가 감소하며 경쟁사들이 모두 매장을 줄일 때 오히려 프리미엄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린 것이 매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이랜드이츠의 샤브샤브 뷔페 로운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국 10개 매장을 운영중인 로운은 매일 아침 들여오는 신선한 채소와 소고기, 멸치, 얼큰, 마라, 불고기 등 다양한 육수를 취향에 맞게 선택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6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2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고, 신규 매장 오픈 계획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실적 반등이 시작된 만큼 대표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를 전면에 내세우고, 로운 샤브샤브를 지속적으로 버전업해 뷔페 업계 1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랜드리테일]


◇이랜드글로벌패션, 40여개 패션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 직수입 강화…온‧오프라인 채널 확장

‘이랜드글로벌패션’은 40여 개의 패션 브랜드와 NC픽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브랜드 직수입 사업을 운영하며 전문성을 강화한다.

그동안 NC, 뉴코아, 2001아울렛 등 자사 채널 중심의 운영전략으로 외연 확장에 제한이 있었지만, 이번 물적 분할을 계기로 독립성을 확보하면서 외부 온·오프라인 채널로 사업을 확장 가능하게 됐다.

특히, 럭셔리갤러리, NC PICKS 등 글로벌 소싱 역량을 극대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이랜드는 브랜드별 단독 온라인몰을 연이어 오픈하며 온라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랜드글로벌패션은 지난해부터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로엠, 로이드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대표 패션 브랜드들의 단독 온라인몰을 차례로 열었다.

이랜드는 직접적인 소통 플랫폼을 통해 단순한 판매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주 방문하게 해 데이터도 확보하고, 동시에 상품도 판매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디지털 고객 경험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지난해 ‘MY NB(마이엔비)’라는 새로운 멤버십형 공식 온라인몰을 만들었다.

공식 앱에 들어가면 판매하는 상품이 바로 보이지 않고 이벤트와 퀴즈, 래플 등 재밌는 놀이 콘텐츠 위주의 ‘NB PLAY’탭을 만나볼 수 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성격에 맞게 러닝 클럽이나 필라테스 등 우먼스 피트니스 클래스 등을 모집하고, 스트라바 계정을 연동해 일상 속에서도 러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SPORT’탭도 신설됐다.

고객들은 뉴발란스가 제안한 콘텐츠들을 즐기며 공홈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나, 새롭게 출시된 상품들을 접하게 된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뉴발란스 매니아들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상품을 좀 더 가치있게 전달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사진=이랜드리테일]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미쏘닷컴’과 ‘로엠닷컴’은 여성복 특성에 맞춰 ‘큐레이션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체형별 맞춤 사이즈를 제안하는 ‘MY FIT SIZE’ 서비스와 ‘고객 사이즈별 맞춤 리뷰 필터링’ 등 강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편리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MY FIT SIZE’ 서비스는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기존 구매 고객들의 빅데이터와 본인이 전에 구매했던 내역을 바탕으로 비교해 적정 사이즈를 추천해준다. 사이즈뿐 아니라 함께 매치하면 좋은 상품도 사이즈에 맞춰 추천해 준다.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해 ‘스파오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새롭게 리뉴얼했다. 고객이 평소에도 방문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스냅’ 탭을 신설한 것이 특징이다. 스냅 탭은 스파오가 보유한 인플루언서 300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스파오의 의류를 소화한 콘텐츠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스파오는 온라인 전용 상품의 비중을 늘림과 동시에 공홈에서 단독 출시되는 상품도 늘렸다. 스파오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콜라보’ 상품들은 온라인에 선출시해 반응을 살피고 오프라인으로 이어서 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스파오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70% 성장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1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 입점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게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집중해서 보여줄 수 있는 단독 공홈을 만드는 것이 추세”라며 “나이키 같은 글로벌 빅 브랜드도 공식 온라인몰에 집중 투자하는 등 글로벌 트렌드가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