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우마무스메, 장기 흥행 성공하나...RPG 제치고 매출 상위권 '안착'

김종형 기자 2022-08-02 14:07:07
출시 40여 일 지난 현재 구글 매출 순위 1위 유지 애정 부르는 게임 구조·몰입감 주는 연출...과금까지 연결돼 성장·경쟁 위주 기존 게임과 차별점...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타이틀 이미지.[사진=카카오게임즈]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출시 40여 일 뒤에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며 여전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 2분기(4~6월)와 3분기(7~9월) 카카오게임즈 실적에도 청신호가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6일 우마무스메의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한 뒤 1주일 이상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우마무스메는 지난 6월 20일 국내 출시된 모바일 게임으로 일본 사이게임즈가 제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유통을 담당한다. 일본 인기 경주마를 모에화(의인 및 캐릭터화)해 육성하고 다른 이용자와 겨루는 콘텐츠가 중심이다. 육성할 경주마의 이야기는 물론 경주마 성장에 도움을 주는 서포트 카드(캐릭터) 6종 각각의 이야기도 개성있게 구현했다.

 

◆ 애정 부르는 게임 구조…과금·매출까지 연결

 

우마무스메의 인기 비결은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있는 스토리와 육성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애정으로 꼽힌다. 높은 수준의 만화 그래픽과 캐릭터별로 촘촘하게 짜인 애니메이션, 육성 과정 중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드는 대본 구성 등이 호평받는다. 실제 경주마들의 이야기를 게임 내 미소녀 캐릭터들이 정감있게 연출하기도 한다.

 

우마무스메 인게임 화면. 육성할 캐릭터나 서포트 캐릭터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게임이 진행돼 몰입감을 준다.[사진=김종형 기자]

 

국내에선 우마무스메의 뜻인 '말 소녀'를 차용한 '말딸'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이용자들은 '말딸'을 딸을 키우는 만큼의 노력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애정과 성과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인터넷에는 우마무스메 캐릭터를 주제로 한 만화·소설·굿즈 등 2차 창작품도 수천 건 올라있다. 
 

지난달 25일 우마무스메 인기 캐릭터 '키타산 블랙' 업데이트 당시 인게임 화면.[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공식 카페 캡처]

 

당초 업계에서는 일본보다 비교적 소규모인 경마를 콘텐츠로 한 모바일 게임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국내 시장 특성상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장르가 수년 간 매출 순위 선두권을 점령해왔고 애니메이션 위주 서브컬처 문화도 일부 팬들만 즐긴다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게임 출시 이후엔 우려가 사라졌다. 시장 분석업체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출시 첫날 일간 이용자(DAU) 41만명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20여 일 만인 지난달 12일에는 누적 다운로드 수 1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출시 1달여가 지난 뒤 매출 순위가 10위권으로 떨어지며 '개점 효과'가 떨어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인기 캐릭터 '키타산 블랙' 업데이트가 지난달 25일 이뤄지며 매출 순위는 다시 크게 뛰었다.

 

◆ 성장·경쟁 위주 기존 게임과 차별점…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우마무스메의 돌풍에 일부 이용자들은 MMORPG 중심의 기존 한국 게임 문화를 지적하기도 한다. 우마무스메와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 모바일 MMORPG는 '뽑기 게임' 혹은 '겉만 다르고 속은 똑같은 양산형 게임' 취급을 받는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과금으로까지 연결되는 우마무스메의 인기가 증명되자 '뽑기'와 '성장 욕구 자극'에 맞춰진 국내 게임 문화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2일 오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순위.[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화면 캡처]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우마무스메 흥행과 달리 2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대외적으로 신작 부진과 코로나19 특수 해소 등을 이유로 들지만 지속적인 이용자 유출과 이용자들의 과금 피로도 등이 악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히트작 '오딘'의 대만 진출 성공과 함께 우마무스메의 흥행으로 2·3분기에도 견실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오딘을 선보일 때도 기존 국내 모바일 MMORPG와 다른 방식의 운영과 과금 구조를 갖겠다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왔다"며 "우마무스메가 출시 한 달이 넘어서까지 흥행을 지속하는만큼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