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파워人터뷰] 박종훈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첨단 의생명 R&D 선도하는 전초기지 될 것"

이상훈 기자 2022-01-25 06:00:00
기초연구-임상-실용화 '원스톱 체제' 첨단과학과 의학 접목한 암 진료 선도 선진국은 의과학자가 바이오업계 주축 의전원 설립 통해 원자력병원과 시너지 졸업 후 의과학 매진 가능한 환경 조성
 

[사진=박종훈 원자력의학원장(영상 캡쳐)]

[데일리동방]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우리나라 최고의 첨단 의생명 R&D를 선도하는 연구기관과 특성화병원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지난 해 12월 취임한 박종훈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은 3년 임기 동안 최대 추진 과제로 △국내 최초 과학기술 특성화병원 정립 △첨단 방사선의료연구‧산업화 선도 △전사적 방사능 재난대응 역량 강화 △대국민 방사선 건강‧상담 서비스 강화를 꼽았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직할 출연 연구기관으로, 정부로부터 기관 운영을 위한 인건비, 경상경비, 연구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방사선의학 관련 암연구를 진행하는 곳이자, 연구센터의 신치료법을 가장 먼저 적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민을 위한 암 검진 등 건강안전망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의료기관의 위상 역시 지녔다. 
 
데일리동방은 지난 18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박종훈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을 만나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성과,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등을 들어봤다.
 
박 원장은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후 2008년부터 고려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며 고려대학교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의무기획처장, 고대안암병원장 등 주요 보직을 지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원자력병원 정형외과 과장 및 홍보실장을 비롯, 비상임이사를 지낸 바 있다.
 
◆“첨단 의생명 R&D 선도하는 정부 출연기관 중심 센터로 자리매김할 것”
 
박 원장은 원자력의학원이 첨단 의생명 R&D 선도하는 정부 출연기관 중심 센터로 자리매김한다면 국가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의료 역량 강화 등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의학원의 가장 큰 장점은 기초연구-임상연구-실용화의 원스톱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입원중이거나 치료중인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최신 암 치료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용화할 수 있다.
 
“과기부 산하 출연기관 중 바이오 혁신성장동력기술의 테스트베드인 병원을 갖고 있는 곳은 원자력의학원이 유일합니다. 각 연구기관들이 원자력의학원과 원자력병원을 이용한다면 R&D를 가장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는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이자 의료 발전을 위해선 ‘의과학’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우리나라 의대 교육에서 ‘의과학’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수재들이 의대로 몰리는데, 정작 의과학을 해보겠다는 사람은 없어요. 피부과니 성형외과니 속칭 돈 잘 버는 인기 분야로 몰립니다. 선진국에선 의과학자들이 의료바이오업계 주축이 되면서 노벨의학상도 나오는데 참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지요.”
 
박 원장은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의과학자를 양성하는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의 초석을 다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카이스트와 손잡고 의과학자들을 양성하는 의학전문대학원(교육연구기관)을 만들면 원자력병원이 교육수련기관 역할을 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의전원 설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전원 출신들이 의과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적의 물리적‧경제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처럼 국가가 엄청난 재원을 쏟아 부어 의과학자들이 경제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많은 인원을 선발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들이 이를 위한 펀드를 조성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사진=박종훈 원자력의학원장(영상 캡쳐)]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혁신신약개발 산업기반 조성…의료강국 도약에 앞장서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전문 암센터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반세기 전부터 첨단 과학을 의학에 접목해 대한민국 암 진료를 선도해왔으며, 더불어 의료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앞장서 왔다.
 
박 원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온 경험과 성과를 발판 삼아 국민이 신뢰하는 최고의 방사선의학 전문기관으로 꾸준히 발전시켜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대한민국의 첨단 방사선의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연구와 진료 부분이 협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학원 내 조직인 국가RI신약센터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검증기술로 의약품의 독성 평가, 전임상 시험, 임상 연구 등을 지원하는 등 신약개발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에 이바지하고 있다.
 
암 치료를 위한 핵종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출하는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뉘는데, 감마선은 진단용, 알파선과 베타선은 치료용으로 쓰이며, 이중 알파입자의 흐름인 알파선을 방출하는 알파 핵종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매우 작은 암과 암 제거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치료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의학원은 알파 핵종 생산 시스템 구축과 함께 고형암 별 효과 연구와 치료 방사선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박종훈 한국원자력의학원장[사진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 발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사선의학으로 거듭날 것"
 
박 원장은 “이제는 암 극복이라는 미션을 뛰어넘어 국가와 사회의 새로운 문제 해결과 국민 편익 향상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가 발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사선의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의 하나가 방사선 의료대응을 통한 국민 안전 확보다. 의학원 조직 중 하나인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방사능 재난 발생 시 방사선 상해자 또는 그 우려자에 대한 응급 의료 조치를 시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생활방사선 연구와 진단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역할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국민안심병원 및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돼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왔다.

박 원장은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는 원래 피폭자를 치료하는 곳인데 기본 개념은 코로나19 환자 치료와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더 강화한 상태로 치료가 가능하며 이를 계기로 감염병 환자 치료 노하우도 습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감염병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지금의 감염병 사태를 보고 공공의료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는 공공의료의 문제가 아닌 의료 체계 전체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박 원장은 공공의료 확대에 기본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민간 의료기관과 역할에 있어 영역구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현재는 공공의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보건소부터 시작해 공공영역을 명확하게 다져야 한다. 아울러 관련 매뉴얼이 없고, 그때그때 주먹구구식 대책만 쏟아내니 불만도 많다. 재난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원자력병원이 암환자들의 ‘치료’가 아닌 ‘치유’를 위한 ‘힐링’ 공공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자력병원이 암치료전문병원인 만큼 암환자 전주기 관리 체계를 마련해 암환자들에게 지지요법, 영양상담, 재활치료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겪어보니 민간과 공공기관은 철학도 시스템도 확연히 다르더군요. 수익과 효율이 중요했던 사립대병원에 몸담아오다 공익성이 존재 이유인 기관장이 되니 조금은 낯설기도 했습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현실타당한 방안부터 찾아보며 착실하게 한 발씩 나아가겠습니다.”

◈박종훈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약력 

△ 고려대학교 의학과 학사 △ 울산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석사 △ 울산대학교 대학원 생화학 박사 △ 2003~2007 원자력병원 정형외과장 / 홍보실장 △ 2007~2008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부교수 △ 2008~현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