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C현산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이 시간 이후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러나 희생자 가족과 예비 입주자들은 무책임한 쇼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은 같은 날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정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물러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사태 해결을 총괄 책임지고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시공사 HDC현산과 광주시, 광주 서구청에 강한 불신도 드러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HDC현산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사고를 반복적으로 일으켰다”며 “정부가 운영하는 모든 법규와 규정상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가 능사도 아니고, 책임지는 모습도 아니다. 사고 수습 전면에 나서 책임있는 조치 확실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한 부실 공사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해야 하는 양생 기간 부족 의혹을 뒷받침하는 작업일지가 공개됐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공개한 광구 서구 화정현대아이파크 201동(사고 건물) 콘크리트 타설 일지를 보면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을 타설한 뒤 10일 후인 12월 3일 36층 바닥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이어 7일 뒤인 12월 10일 37층 바닥을 타설했고, 38층 바닥은 6일 만에 타설했다. 38층 위층에 있는 설비 등 배관이 지나가는 층인 PIT층 바닥도 8일 만에 타설됐다. 그리고 18일 후인 지난 11일 39층 바닥을 타설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일지를 보면 겨울철 시공된 고층부 35~38층 바닥의 양생 기간은 6~10일 간격이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지난 12일 "201동 타설은 사고 발생일 기준 12~18일 동안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기 전에 임시 기둥을 철거한 정황도 포착됐다. 콘크리트 타설 시 하중을 견디기 위해 임시 지지대를 촘촘하게 설치해야 하지만, 붕괴 사고 당시 201동엔 지지대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아파트 신축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곳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현장에서 시공된 콘크리트 자재에 문제가 없었는지와 납품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러한 상황에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9일째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19일 구조대원 등 200여명을 투입해 22층 이상 상층부 중 안전이 확보된 층을 집중적으로 수색 중이다. 낙석 등을 막기 위해 상층부 난간에 걸쳐 있는 잔해물 걷어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아파트 20층에는 상층부 수색에 투입되는 구조대원들의 휴식공간과 장비 보관 공간으로 활용할 전진 지휘소가 설치됐다. 높이 145m의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한 준비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타워크레인은 20일 해체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23~38층 일부가 무너지며 6명이 실종됐다. 이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5명은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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