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말 많은 '온플법', 결국 차기정부로…플랫폼·소상공인 ‘갈등 심화’

이호영 기자 2021-12-18 06:10:00
규제 '사각지대', 플랫폼 갑질 만연 VS 성급한 법안 통과, 산업 '성장 저해' 일방적 데이터 편취...입점사, 중개 플랫폼 자사 매출 등 데이터 요구 불가

[사진=네이버 쇼핑 캡처]

[데일리동방]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12월 임시국회 통과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대선 이후 5월 국회부터 본격적으로 법안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회 등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공정위 정부안 포함, 국회 정무위 5개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외 국회 과방위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까지 발의돼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중복 규제 등 문제는 부처 간 타협점을 찾았다"며 "조정된 법안이 각 상임위에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소상공인 입점사와 온라인 플랫폼 간 이해 관계가 배치된 가운데 규제 사각지대 속 온라인 플랫폼의 빅데이터 독점 문제 등이 제기돼왔다. 또 법안 합의를 거쳤지만 공정위, 방통위 간 중복 규제 논란도 여전한 상태다. 

이외 18개 대상 기업 기준이 모호하다며 직원 38명 규모의 플랫폼 기업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IT업계의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18개 기업은 추정, 제시한 것이다. 법 제정 이후 실태조사로 최종 확정될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 규모를 떠나 이들 플랫폼이 취급하고 중개하는 입점사들이 많다면 플랫폼 자체의 불공정한 상태는 규제, 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피력했다. 

공정위는 최근 법안 규제 대상 기업 기준을 기존 매출 100억원, 중개 거래액 1000억원 이상에서 수수료 등 중개 수익 1000억원 이상이거나 중개 거래액 1조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대상 기업은 대표적으로 통신 판매 중개자 쿠팡(통신판매자 겸), 네이버 쇼핑 등 전자상거래 오픈마켓 이외 배달앱 배달의 민족 등을 꼽을 수 있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안을 만들면서 당초 180만 플랫폼 영세 입점 판매자(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를 위한 민생 법안이라는 취지를 내세웠다.  

온플법은 최근 급증한 비대면 거래로 온라인 플랫폼 역할과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에 접근하는 플랫폼 지위를 남용, 입점사에 불이익을 주거나 ▲거래 많은 과정에 관여하면서도 중개 사업자 지위를 내세워 소비자 피해 면책 ▲시장 선점 뒤 경쟁자 배제, 인접 시장으로의 지배력 확대 등 폐해 등이 나타나면서다. 

IT업계는 그동안 중복 규제 문제, 디지털 산업 성장 저해 등을 내세워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왔고 중소상인들은 일례로 불공정 약관에 기반한 온라인 플랫폼의 빅데이터 독점 문제 등을 제기해왔다.  

소상공인들은 "온라인 플랫폼은 플랫폼 상에서 입점 판매자가 거래를 통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수집하는데 이를 독점하고 일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심지어 입점사는 이 같은 정보 요청권조차 없다"고 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플랫폼 입점 판매자들이 만들어내는 판매 데이터(매출, 광고 효과 등)를 다양한 사업 목적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공정위 표준 거래 계약서 자체가 없다. 표준 약관이 없다 보니 이들 기업이 일방적으로 만든 약관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약관은 계약 기본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점 판매자들은 특정 1개의 플랫폼이 아니라 다양한 온라인 중개 거래 플랫폼에서 동시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플랫폼 대부분 자사 권한을 강화하는 식으로 불공정한 약관을 거의 관행처럼 적용하고 있어 입점 소상공인들은 판매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해 조속한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IT업계는 중복 규제와 관련해 온플법이 당정 조율 등을 통해 일부 수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온플법은 방통위와 공정위 간 조율을 통해 금지 행위 등을 줄인 상태다. 또 온플법을 너무 급하게 추진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